컨텐츠 바로가기

03.15 (토)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서학개미는 언제 투자할까… 한밤중보다 점점 더 프리마켓 선호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토스증권에서 미국 주식을 거래하는 서학개미(미국 주식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3일 오후 6시 프리마켓(Per-Market)이 열리자 분주히 거래에 나섰다. 이날 프리마켓 거래량은 하루 전체 거래량의 43.7%에 달했다. 정규장 거래 비중(52.6%)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 등에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직후 첫 거래일이었던 만큼, 발 빠르게 움직인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의 프리마켓 거래가 증가세다. 밤사이 이어지는 미국 증시 정규장 거래 비중과 프리마켓 거래 비중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주식 주간 거래가 지난해 8월 이후 중단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8일 토스증권에 따르면 한국 시각으로 오후 6시부터 오후 11시30분(서머타임 적용 시 오후 5시~10시 30분)까지 열리는 프리마켓 때 거래하는 고객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23년 26.7%에서 지난해 평균 32.3%로 증가했고, 올해 1월 평균 41.2%까지 더 늘었다.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세다. 2023년과 2024년 프리마켓 거래 비중을 살펴보면 ▲20대 27% → 34% ▲30대 25% → 31%▲40대 27% → 31% ▲28% → 32% ▲27% → 33% 등으로 각각 늘었다. 한국 시각으로 오전 6시부터 8시(서머타임 적용 시 오전 5~7시)까지 열리는 애프터마켓(After-Market) 거래 비중이 5% 미만에 머물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프리마켓의 거래 비중 증가 폭이 두드러진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시장의 영향을 크게 미치는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나 개인소비지출(PCE), 고용보고서 등이 정규장이 열리기 전에 나온다. 서학개미로선 지표를 확인하고 먼저 프리마켓에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이긴 것도 프리마켓 수요의 배경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발표뿐만 아니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서 시간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 주간 거래가 중단되면서 프리마켓 의존도가 높아진 측면도 있다. 국내 투자자도 한국 시각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서머타임 적용 시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열리는 데이마켓(Day-Market)에서 미국 주식을 사고팔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5일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한 ‘검은 월요일’ 때 사고가 터졌다. 주간 거래를 중개하는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이 주문량이 폭증하자 모든 주문을 중단했고, 한국 시각 기준 오후 2시 45분부터 4시 15분 사이에 들어온 거래를 취소했다. 금융당국을 통해 집계된 취소 거래 규모는 6300억원에 달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주간 거래 중단만으로 프리마켓 거래 비중이 증가한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한밤중이 아닐 때도 거래하고자 하는 고객 수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주간 거래 중단은 이어지고 있다. 블루오션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한국을 찾아 국내 증권사를 잇따라 만나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웠다고 설명하긴 했지만, 증권사별로 온도 차가 있어 주간 거래가 언제 재개될지는 불분명하다. 그전까지는 서학개미들이 프리마켓에서 대응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주식과 미국 주식에 모두 투자하는 투자자는 앞으로 하루 종일 증시에 참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다음 달 4일 출범하기 때문이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 공통으로 운영하는 정규장뿐만 아니라 프리·애프터마켓도 연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한국 증시가 열린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