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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4 (금)

“트럼프, 전례 없는 속도로 세계 질서 재편”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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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자신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상원 공화당 의원들과 저녁을 함께 하면서 연설하고 있다.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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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례 없는 범위와 속도로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의 기존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정부 기구를 축소하고 있고, 동맹들을 압박하는 한편 세계 경제 방향도 틀어버렸다. 이로 인해 미 메인스트리트부터 지구 구석까지 그 파장이 미치고 있다.

전세계 뒤흔드는 트럼프


트럼프가 ‘착한 민주주의 국가’ 미국을 상징하는 해외원조 기구 국제개발처(USAID)를 사실상 폐지하면서 전세계 곳곳의 난민과 저소득층이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아프리카에서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AIDS)와 말라리아가 창궐하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태국 서부의 미얀마 국경 인근 난민촌에서는 미 원조가 끊기면서 병원이 폐쇄되면서 퇴원한 환자가 호흡 곤란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트럼프, 또 그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정부 지출 감축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 일론 머스크의 합작품이다.

WSJ은 트럼프와 머스크는 USAID를 비롯해 기타 연방 프로그램들의 권한을 박탈하고,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의 기후변화, 다양성·공정성·포괄성(DEI) 정책을 뒤집어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또 연방법원에서 일시 중단을 결정한 연방정부 지출 동결,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위협, 곧바로 한 달 유예 등 오락가락하는 정책들로 인해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WSJ은 일부에게 이런 트럼프의 기행은 ‘정부 안의 정부’라는 이른바 ‘딥 스테이트’ 관료체제를 부수는 일로 비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 남성이 5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의 로힝야 난민촌에서 미 국제개발처(USAID)가 지원한 에너지바를 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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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불안


미얀마 난민촌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고, 아프리카에서는 다시 전염병이 창궐할 것이란 우려가 높은 가운데 미국이라고 안전하지는 않다.

위스콘신 주에서는 유치원 프로그램 연방 자금 지원이 끊기면서 관계자들이 은행과 각종 재단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고,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는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사업이 자금 지원 중단으로 표류하고 있다. 또 수도 워싱턴 DC와 인접한 버지니아 주에서는 지역 공공의료센터 일부가 예산 지원 중단으로 임시 폐쇄됐다.

트럼프의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에 반대하는 시위가 50개주 전역에서 열리고 있고, 시위 도중 사망자도 발생했다.

관세전쟁


트럼프는 주변국들도 뒤흔들고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의 여성용 레깅스를 만드는 한 업체는 관세 위협을 이유로 직원 약 140명을 임시해고 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멕시코와 캐나다에 구축된 거대한 자동차 산업 클러스터도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

‘마약과 전쟁’도 타격을 입고 있다.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코카인 주요 재배 지역인 콜롬비아에서는 마약과 전쟁에 활용됐던 블랙호크 헬리콥터 18대가 작전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자금 지원 중단으로 연료 보급과 유지 보수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당장은 아닐 수 있지만 그 대가는 결국 넘치는 코카인으로 인해 미국인들이 치르게 된다.

파나마 운하에서는 미국이 특혜를 요구하면서 국제 조약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재계도 당혹


트럼프 재선을 강력히 지지했던 재계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규제 완화, 감세, 기업 간 계약 활성화 등 밝은 면만 보던 재계가 이제 감세 같은 트럼프 정책의 이면이 부상하면서 곤혹스럽게 됐다.

일부 재계 인사들은 지난달 20일 취임 이후 엄청나게 쏟아지는 대통령 행정명령에 우려하기 시작했다.

의회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의 즉흥적인 의사결정으로 행정부가 좌우되면서 행정부가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산업계 곳곳의 경영자들과 계속 접촉하는 경영컨설팅 업체 러셀 레이널즈의 콘스탄틴 알렉산드라키스 최고경영자(CEO)는 “행정부가 문제 해결사가 아니라 (문제를 일으키는)도발자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사람들이 기대고 토대를 구축할 수 있는 일부 안정적인 상태로 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끊임없이 모든 것을 뒤흔들기만 할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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