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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송소희’로 불렸던 국악 신동 최재명, ‘미스터트롯3′서 트로트 신예로 새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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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 재팬’ 19일 첫 선...장민호 스페셜마스터

20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터트롯3′ 9회 준결승 레전드미션 1차전에서 최재명이 오승근의 ‘있을 때 잘해’를 선곡해 기존의 판소리 느낌을 최대한 덜어내고 관객과 호응하고 있다. 1m80cm가 넘는 훤칠한 체형에, K팝 아이돌 스타들이 무대 의상으로 자주 활용하는 하네스(어깨 끈과 벨트가 연결된 가죽 끈 장식)로 멋을 냈다.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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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명씨는 소리하는 사람들의 습관을 버리고 리듬을 탔다. 오히려 그 쇳소리가 유니크해서 노래가 더 기분 좋게 들렸다.”(주영훈 마스터)

국악 전공인 ‘트로트 신예’ 최재명(26)이 20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터트롯3’ 준결승 1차전 레전드 미션 ‘한 곡 대결’에서 박지후(40)를 상대로 140대10으로 완승을 거두며 ‘톱10’ 문턱에 한 발 더 앞섰다. 한곡대결에 나선 14명의 도전자들 가운데서 가장 큰 폭의 점수 차다.

이번 ‘미스터트롯3’를 통해 오디션에 처음 도전하는 최재명은 이날 레전드로 등장한 오승근의 ‘있을 때 잘해’를 박지후와 함께 선보이면서, 그동안 그의 노래 속에 녹아났던 국악의 느낌을 상당히 정제한 모습으로 호평받았다. 이날 레전드로는 가수 오승근을 비롯해 조항조, 진성이 자리했다. 이와 함께 레전드로 오른 고(故) 현철을 대신해 절친이자 현철의 대표곡 ‘봉선화 연정’ 등을 작곡한 스타 작곡가 박현진이 자리를 빛냈다.

◇국악 신동 출신 최재명, ‘트로트 가수’ 변신에 본격 나서다.

최재명은 아이돌 가수나 배우 같이 준수한 외모로 주목받는 출연자. 안예은의 ‘상사화’로 마스터 예심 미(美)에 오르며 오디션 시작과 동시에 이름을 알렸지만, 숱한 실력자들을 뛰어넘을 만한 무대였느냐에 대해선 적지 않은 이들에게 ‘의문 부호’를 안겨주기도 했다.

제 실력을 대중이 온전히 깨닫기 전에, 외모에 관한 이야기가 주로 부각되면서 본인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시리즈를 거듭하며 국악 전공자가 여럿 출연하기도 했던 터라, 최재명으로선 자신의 전공인 국악이 무기이자 한계가 될 수도 있었다.

대부분의 오디션이 지향하는 ‘새 얼굴’이라는 잣대를 두고 보면 그의 ‘참신함’은 대단한 장점이었지만, 숱하게 쏟아져 나오는 각종 스타들의 향연 속에서 실력과 함께 스타성을 인정받으려면 대중에게 휘몰아칠 무언가가 더 필요한 건 분명했다.

최재명의 변화는 지난 팀 메들리 무대부터. 박광현, 남승민, 김현수 등 노련한 선배들의 무대 장악력을 빠르게 흡수했다. 관객과 눈 맞추고 호흡하는 것도 조금씩 자연스러워지더니 각종 애교가 쏟아져 나왔다. 목상태가 안좋다는 지적은 계속 받았어도, 치료를 병행하며 소리내는 층도 다양해졌다.

최재명은 이번 ‘한곡 대결’에선 박지후를 두고 나이 차 많이 나는 큰 형에게 애교를 부리는 듯 엉덩이를 흔들다가도 ‘나도 다 컸다’는 식으로 머리를 들이대며 ‘찐형제’끼리 아웅다웅하는 듯한 연기를 더해 무대를 꽉 채웠다. 둘 다 좋지 않았던 목 상태를 어떤 식으로 요리해 소리를 뽑아내고, 국악(최재명)·발라드(박지후)에 특화됐던 기존의 창법을 얼마나 덜어내느냐가 관건이었다.

전북 장수 출신 최재명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판소리를 배우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의 여동생 최보길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전주대사습에서 초등생 부문 장원을 하면서 일찌감치 ‘국악 신동’으로 불렸다. 여동생에 이어 그도 각종 대회를 섭렵하면서 ‘남자 송소희’라는 애칭을 얻는 등 둘을 향해 ‘천재 판소리 남매’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둘 다 유영애 전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심청가 예능보유자를 사사했다. 2018년엔 KBS 국악 한마당 ‘국악 가족 특집편’에 동생 최보길과 함께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재명은 서울예술대학에서 한국음악을 전공하며 소리를 하고 있지만 고수(북)로도 활약하고 있다. 특히 국창 임방울 선생의 집안 혈족인 임현빈 명창 밑에서 소리와 북을 함께 배우고 있다. 변성기를 극복하는 또 다른 삶의 해법으로 ‘북’을 선택한 것. 젊은 국악인을 조명하는 유튜브 채널 ‘새롭꾼’과 임현빈 명창과 함께 등장한 유튜브 채널 ‘얼씨구TV’ 등을 보면 임현빈 명창을 흠모한 나머지 유튜브를 보며 독학해 북 치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2018년 남원국악예술고등학교 재학 당시 전국고수대회 학생부 장원(대상)과 2020년엔 송만갑 판소리 고수 대회 명고부 대상 등을 받은 바 있다. 이후 ‘국악 방송’ 등에 고수로 나서기도 했다.

그는 최근 국립창극단의 스타 소리꾼 가수 김준수가 주연한 남성 창극 ‘살로메’의 코러스로 나서는 등 대형 무대 공연에도 선 바 있다.

◇미스터트롯 재팬, 19일 본격 시동…장민호 첫 마스터

이날 주목받은 또 다른 주인공은 단연 천록담(44)이었다. 5회 차까지 진행된 온라인 응원 투표에서 7명의 이름이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지만 20일 방송된 6회 차에서 천록담이 5위로 첫 진입에 성공했다. 또 준결승 한 곡 대결에서도 발라드의 자존심 이지훈을 상대로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르며 100대50으로 승리했다. 특히 방송 시작과 함께 김용빈·손빈아와 선보인 ‘레전드 현철’ 헌정 무대 ‘봉선화 연정’에서 능수능란한 꺾기 실력을 과시하며 명실상부 트로트 가수 천록담의 입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이날 무대는 온라인 응원 투표 점수가 반영되면서 중간 순위 손빈아가 450점으로 1위, 최재명 430점 2위, 춘길 420점 3위, 추혁진 400점 4위 이름을 올렸다. 1라운드에서 손빈아에게 40대110으로 완패해 11위였던 김용빈은 응원 투표에 힘입어 5위에 올랐다. 2라운드 개인전은 마스터 1300점과 국민대표단 200점, 총 1500점이 걸려 있다.

미스터트롯 재팬 공식 포스터/미스터트롯 재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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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미스터트롯 재팬 마스터 예심 스페셜 마스터 장민호/미스터트롯 재팬 인스타그램 캡쳐


특히 지난 19일 미스터트롯 재팬이 본격 첫 방송되면서 한·일 양국의 교류도 더욱 강화됐다. 일본 엔카 레전드 호소카와 다카시, 애니 주제가 등으로 유명한 다카하시 요코 등이 심사위원으로 나선 가운데 19일 첫 방송에서는 장민호 마스터가 스페셜 마스터로 현지에 급파돼 심사에 나섰다. 본선 1차전엔 장윤정, 본선 2차전엔 안성훈이 특별 마스터로 나설 예정이다.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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