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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경기도, 지난해 의료급여 진료비 267억원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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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 진료자 5085명 집중 관리

외래 치료 가능한 환자 분류해

지난해 입원일수 전년보다 4% 감소

의료급여 관리사, 관리·상담 효과

수급자 무분별 약물 중단·일상 회복

경기 남양주에 사는 채모 씨(63)는 2004년 폐결핵으로 한쪽 폐 기능을 잃었다. 2014년에는 사고로 넓적다리뼈가 골절돼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채 씨는 부인과 이혼 뒤 지팡이에 의존한 채 혼자 요양병원에 다니면서 입·퇴원을 반복하고 물리치료와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했다. 주변의 무관심 속에 입원과 약물을 복용하면서 채 씨의 2023년 진료비는 2798만5320원에 달했다.

경기도는 2023년 10월 채 씨를 의료급여 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하고 2년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케어 안심주택’으로 입주시켰다. 장기요양등급 신청과 밥솥 등 살림살이를 지원했고, 일상 돌봄 서비스를 연계해 사회에 적응할 수 있게 도왔다. 안정적 일상을 되찾은 채 씨는 지난해 진료비를 2023년 대비 약 82% 줄였다. 채 씨는 “걷기 운동을 통해 건강을 회복 중이고 삶의 질도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합리적 의료 이용할 수 있게 도와

경기도는 지난해 채 씨 같이 질병에 비해 진료비가 많이 들거나 진료 일수가 많은 의료급여 수급자 5085명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진료비 267억 원을 줄였다고 13일 밝혔다. ‘경기도청 의료급여 사례관리 사업’은 의료급여 수급자의 건강관리를 도와주고,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2011년부터 추진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의료급여 수급자는 지난해 기준 27만613명이고, 총진료비는 2조408억 원으로 전국 최대 규모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 중 65세 인구 비율이 46%에 달하고 (어르신) 비율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경기지역 292개 요양병원에 의료급여 관리사 105명을 투입해 의료급여 수급권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진행했다. 의료법상 의료기관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의료급여 관리사들은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한 환자와 투약 일수가 많은 환자의 건강 상태를 현장에서 확인한 뒤 실제 입원이 필요한 환자와 외래진료 치료가 가능한 환자로 나눴다. 이에 진료 일수가 2023년 611만1097일에서 지난해 584만7681일로 약 4% 줄어드는 성과가 있었다. 소윤희 경기도 의료급여 관리사는 “사례관리 대상 환자들은 가족과 주변 이웃과도 단절된 경우가 많다”며 “의료급여 관리사의 방문 등 지속적인 관심으로 공감대와 신뢰 관계를 만들고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의료비 700억 원 절감”


경기도는 이 같은 노력에 지난해 12월 발표된 보건복지부 주관 ‘2023년 의료급여 재정관리 평가’에서 ‘우수’ 지자체로 선정되는 등 2022년부터 3년 연속 우수 지자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종홍 경기도 복지사업과 기초생활보장 팀장은 “최근 3년간 약 700억 원의 의료비 절감을 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올해 모든 의료급여 관리사가 참여하는 업무 개선 간담회를 시작으로 ‘요양병원 장기 입원자 실태조사’를 5월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장기 입원 조사 대상자는 7006명으로 건강 상태와 퇴원 가능 여부 등을 살핀다.

경기도는 타 시도와 달리 올해 140여 곳의 경기지역 한방병원에 관한 실태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하나 경기도 복지국장은 “최근 의료수급자들의 한방병원 입원이 많아졌다”라며 “입원 사유와 질환별 치료 종류, 보행 가능 여부, 통원 치료 가능 등을 살펴 환자들의 건강한 삶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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