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헌법재판소 주변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세력과 반대 세력 간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13일 탄핵 찬성 측은 릴레이 시국선언으로, 반대 측은 릴레이 삭발로 각각 헌재를 압박했다.
'탄핵 찬성' 측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 인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신속히 파면해 달라"고 헌재에 촉구했다.
비상행동은 당초 기자회견을 헌재 앞에서 열 계획이었으나 윤 대통령 지지세력과의 충돌 우려로 헌재에서 약 180미터(m) 떨어진 안국역 4번 출구로 이동해 개최했다. 윤 대통령 지지세력들은 변경된 장소로 찾아와 "빨갱이는 물러가라", "헌재 연구관들이랑 중국에나 가라", "불법 독재 민주당 빨갱이들"과 같은 고성을 지르며 기자회견 방해 행위를 했다.
윤 대통령 지지세력의 거듭된 방해에 박석운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이런 사회적 혼란에 대해 헌재가 (탄핵심판) 판결 선고를 신속하게 함으로써 종식시켜야 한다"며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는데 지금 딱 그 말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시민사회 원로들과 페미니스트들도 사회적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윤석열 파면'이라고 강조했다.
82개 여성시민사회단체는 "윤석열 정권은 집권 내내 여성과 성평등을 국가 정책에서 삭제하여 성평등을 후퇴시켰고,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를 철저히 짓밟아왔다"며 "윤석열 석방은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과 소수자를 배제하고 차별을 조장하는 윤석열과 내란 세력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으며, 헌재가 '윤석열 즉각 파면'을 결정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유일한 길임을 명확히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3월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안국역 4번 출구)에서 기자회견을 진해하고 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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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반대' 측인 자유민주수호 애국연합은 이날 헌재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500명 집단 삭발을 강행했다. 윤 대통령 지지세력의 릴레이 삭발은 지난 10일 청년 3인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30여 명이 동참했다.
석동현 변호사를 비롯한 국민의힘 김기현·추경호 의원 등은 삭발 현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다음 주에는 꼭 직무에 복기해서 이 나라 좌파 다 쫓아내고 정말 자유민주주의 정통 대한민국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감사하다"고 했다. 삭발을 마친 시민 중 한 명은 양손을 번쩍 들며 "국민당 정신 차려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5.18 현장인 광주 금남로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던 세이브코리아는 전날부터 헌재 인근 현대건설 본사 앞에서 매일 오전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지금은 나라를 위해 기도할 때"라며 헌법 재판관 문형배·이미선·정계선·정정미의 사퇴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세이브코리아 오는 15일 서울·부산·춘천·청주·제주 등 전국에서 국가비상기도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경북 구미역 일대 집회에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참석할 예정이다.
▲ 3월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자유민주수호 애국연합 회원들이 삭발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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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 앞 윤석열 대통령 지지세력 모습. ⓒ프레시안(이명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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