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6 (일)

'토허제' 여파 강남 아파트값 치솟았다…파장 어디까지?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강남 3구' 아파트값 7년여 만에 최대 폭 상승, '마용성'까지 들썩…당국은 '현장 점검' 법석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잠실 아파트단지 매물이 걸려있다. 류영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12일 서울시가 단행한 이른바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후폭풍이 서울 아파트 시장에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토허제 해제 지역이 속한 강남구와 송파구는 물론 이들 자치구와 함께 '강남 3구'로 지칭되는 서초구 아파트값이 치솟고 그 여파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서울 다른 지역으로까지 미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10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값은 지난주(3일 기준) 대비 0.72%나 올랐다. 2018년 2월 1주(5일 기준) 0.76% 이후 7년 1개월여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각 0.69%와 0.62% 상승해 오름폭이 역시 7년 1개월여 만에 가장 컸다.

강남 3구 아파트값 급등의 직접적 원인은 토허제 해제다. 이는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값이 토허제 해제 직후 수직 상승 양상을 보인 데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송파구 경우 아파트값 상승률은 토허제 해제 직전인 지난달 2주(10일 기준) 0.14%에서 해제 직후인 같은 달 3주(17일 기준) 0.36%로 크게 벌어졌다. 같은 기간 강남구 아파트값 상승률도 0.08%에서 0.27%로 대폭 확대됐다. 서초구는 상승 폭 확대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뎠지만, 이내 강남·송파구를 따라잡았다.

2월 아파트 매매 거래 5천 건 육박, 평균 거래액 13억 돌파

토허제 해제에 힘입어 강남 아파트값이 크게 뛰자 마용성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마포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0.11%에서 이번 주 0.21%로, 용산은 0.10%에서 0.23%로, 성동은 0.08%에서 0.29%로 각각 두세 배 수준으로 커졌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아파트값이 지난주보다 하락한 자치구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잠삼대청 토허제 해제 전인 지난달 2주에는 전주보다 아파트값이 떨어진 자치구가 12개나 됐지만, 이후 8개와 6개 그리고 5개로 매주 줄더니 이번 주엔 아예 자취를 감췄다. 서울에서 아파트값 하락 자치구가 전무하기는 지난해 11월 4주(25일 기준)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이번 주 자치구별 아파트값은 중랑구와 노원구가 보합(변동률 0.00%)을 나타냈을 뿐 나머지 23개 구에서는 모두 상승했다.

부동산R114 리서치팀 백새롬 책임연구원은 "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권 및 한강벨트 등 서울 핵심지 위주로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수억 원씩 호가 상승이 이어졌고, 전고점 대비 가격 회복 수준이 90% 미만인 동북·서남권 중저가 단지도 매수 문의가 늘며 계약 건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이뤄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신고 건수는 14일 현재 4959건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5개월 연속 3천 건대에 머물렀는데 지난달 경우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까지'인 신고 기한이 아직 보름 가까이 남았는데 벌써 5천 건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다.

백새롬 책임연구원은 "지난해에도 3월부터 7월까지 거래량이 뒷받침되며 가격 상승 폭이 커졌다"며 "토허제 해제 이후 매수가 활발해짐에 따라 서울 전역의 집값 상승 압력을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거래액은 13억 3090만 원(이달 14일 기준)으로, 사상 처음 13억 원을 넘어섰다.

'토허제 풀린 강남 아파트값 상승 자연스러운 현상' 견해도

박종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토허제 해제 파장이 심상치 않자 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지난 13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공동 주재로 열린 '부동산 시장 및 공급상황 점검 TF'에서 서울시는 "서울 주택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가격이 상승하면 토허제 재지정을 즉시 추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주부터 강남 3구와 마용성에 투기 세력 차단을 위한 현장점검반을 투입해 허위 매물이나 가격 담합 등 불법 행위를 단속 중이다.

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 집값 급등에 대한 반응이 예민하다는 견해도 있다.

NH농협은행 김효선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 3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실거래가 대비 현재 호가가 1.5배 이상 상승했고, 실거래가도 1.2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호가를 따라가고 있다" 당분간 과열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효선 수석전문위원은 그러나 "오랜 기간 토허제에 묶여 거래가 어려웠던 최상급 단지가 대거 시장에 나오면서 기존 유사한 단지와 키를 맞추며 가격이 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호가가 지속적인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상승 폭은 꺾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분간 모니터링을 하며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양지영 수석은 토허제 해제가 투자 가치 및 주거 인프라가 뛰어난 강남 3구와 마용성 등 선호 지역과 외곽 지역 간 양극화를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호 지역은 탄탄한 자금력을 배경으로 상급지로 이동이나 투자 목적 수요가 확대되겠지만, 외곽 지역은 다주택자 규제가 여전해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뚜렷한 만큼 관심을 받을 여지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 집값 급등세가 서울 전역으로 번지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양지영 수석은 "최근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값이 오르는 까닭은 기준금리 인하와 봄 이사철이 맞물린 영향 등도 있다"며 "봄 햇살이 지나간 이후에도 계속 상승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노컷뉴스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