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구·중원구 일대 들여다보니
산성역~모란역 8호선 라인 ‘알짜’
상대원2구역 5090가구 대단지
최근 주민들 이주까지 끝마쳐
4800여가구 수진1 구역 84㎡
8억안팎으로 저평가 매력 여전
산성역~모란역 8호선 라인 ‘알짜’
상대원2구역 5090가구 대단지
최근 주민들 이주까지 끝마쳐
4800여가구 수진1 구역 84㎡
8억안팎으로 저평가 매력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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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수정구·중원구 일대 주택가는 1960년대 후반 서울 주택난 해결과 도시정비를 위해 조성됐다. 청계천 무허가 판자촌 등 서울 철거민 이주지로 만들어지면서 대지가 66㎡(약 20평) 안팎에 불과한 단독주택이 빽빽하게 들어섰다. 실제로 이 지역을 방문하면 차량 한 대도 간신히 지나갈 길을 사이에 두고 작은 집들이 밀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다 1990년대 후반 분당신도시를 필두로 판교·위례신도시가 주변에 잇따라 들어서면서 이 지역은 성남시 ‘원도심’으로 분류돼 쇠락해갔다.
◆재개발·재건축만 20여 곳서 진행
이 지역의 특징은 단계별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남시는 ‘2020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통해 수정구·중원구 일대를 3단계로 나눠 재개발·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정비구역 내 세입자와 토지 등 소유자의 이주대책 마련을 전제 조건으로 하는 재개발 방식이기 때문에 민간이 주로 담당하는 다른 지역들보다는 사업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1단계 정비구역은 대부분 사업 막바지에 도달한 상황이다. 산성구역 서쪽 옛 신흥주공을 재건축한 ‘산성역포레스티아’(4089가구)와 금광3구역을 재개발한 ‘한양수자인 성남마크뷰’(711가구), 단대오거리역에서 가까운 금광1구역을 재개발하는 ‘e편한세상 금빛그랑메종’(5320가구), 산성구역 남쪽 신흥2구역을 재개발하는 ‘산성역자이푸르지오’(4774가구) 등이 입주를 마쳤다.
◆8호선 라인이 ‘핵심’…규모 큰 사업장 일제히 속도
이 같은 측면에서 이른바 ‘8호선 라인’의 사업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기대감을 높인다. 각각 산성역과 신흥역 역세권인 산성구역(산성역 헤리스톤)과 도환중1구역(해링턴스퀘어 신흥역)은 지난해 분양을 마치고 2027년 입주를 준비 중이다. 신흥역과 단대오거리역 사이에 위치한 상대원2구역은 5090가구의 ‘매머드급’ 단지가 들어설 예정인데 주민 이주를 마쳤다.
여기에 최근에는 수진역과 신흥역 일대 구역들도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대부분 4000가구 이상 되는 매머드급 단지들이다.
수진1구역은 지난해 12월 사업시행계획 인가가 고시됐다. 이 구역은 지하 7층~지상 15층, 59개 동, 4844가구의 주거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오피스텔 216실도 들어선다. 시공은 대우건설, DL이앤씨,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맡는다.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1만5974㎡ 규모 근린공원도 조성한다. 수도권 지하철 8호선 수진역과 수인분당선 태평역이 인근에 있다.
지하철에서는 다소 멀지만 상대원 1·3동을 재개발하는 상대원3구역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말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사업 단계는 낮지만 무려 8792가구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한다.
은행동에서는 재건축 단지가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주공’ 재건축조합은 최근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정했다. 이곳에도 새 아파트가 모두 3198가구 들어온다.
◆수도권 알짜배기 재개발…입주물량은 부담
분당 재건축 아파트보다 투자금액이 아직은 낮아 향후 10년을 보고 투자를 하려는 수요자들이 꾸준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성남 원도심 전체가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거나 입주를 시작하면서 매매가도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격도 아직 고평가 상태는 아니다. 수진1구역의 전용 84㎡ 배정 매물 시세가 8억원 안팎이다. 공사비 상승 때문에 추가 분담금이 얼마나 나올지가 관건이지만 일대 대장 노릇을 하는 산성역포레스티아나 산성역자이푸르지오 전용 84㎡ 시세가 12억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일정 부분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위험요소도 있다. 새 아파트가 지속적으로 들어오다보니 입주물량이 몰릴 때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 충격을 받을 위험이 있다. 실제로 성남 원도심은 ‘e편한세상 금빛그랑메종’ 등 입주단지가 몰리던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집값 급락을 심하게 겪었다.
정비사업 호재가 미리 반영되며 18억2500만원까지 올랐던 산성역포레스티아 전용84㎡가 1년 만에 9억4000만원까지 반토막이 날 정도였다. 게다가 분당 등 인근 신도시와 시세 차이도 점점 좁혀지고 있어 추격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재개발 사업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조합 내분 위험도 문제다.
다만 성남 구도심의 입지 가치가 뛰어난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성남 중원구·수정구 일대는 같은 성남시에 속한 분당·판교신도시 등에 비해 인프라스트럭처가 낙후됐지만 교통 등 입지가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며 “재개발·재건축이 동시에 전방위로 진행되는 만큼 기반시설 문제도 어느 정도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8호선 판교연장·위례삼동선…교통개선이 중요
성남시 구도심은 앞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분당·판교신도시 등에 비해 기반 시설이 낙후됐지만 교통 등 입지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지하철 8호선을 이용하면 잠실까지 약 20분, 강남까지 40분 걸린다. 청량리·왕십리로 이어지는 분당선도 성남 구도심 정비구역 대부분에서 환승은 해야 하지만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특히 판교 테크노밸리라는 거대한 업무지구를 배후에 뒀다는 사실은 성남 구도심의 최대 장점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판교 업무지구의 배후지역을 크게 4곳으로 나눈다. 가장 먼저 꼽히는 곳이 판교신도시이고 두 번째가 바로 옆의 분당신도시다. 그다음으로 위례신도시와 성남 구도심이 꼽힌다.
문제는 성남 구도심과 판교신도시 사이에 개발제한구역이 지정·분리돼 있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지하철 등 광역교통망도 모란역에서 끊긴 상황이라 성남 구도심은 여러 이유로 주거 선호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이유로 성남 구도심에서 ‘8호선 남부 연장’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사업이다. 현재 모란역에서 성남시청역, 봇들사거리역을 거쳐 판교역으로 이어지는 방향으로 계획돼 있다.
8호선이 실제로 연장된다면 파급 효과는 예상외로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판교와 성남 구도심을 직결하는 것은 물론 위례, 송파, 잠실까지 연결되는 교통축이 생기기 때문이다. 가장 큰 수혜는 분당선과 8호선이 교차하는 모란역 일대가 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위례삼동선이 제4차 국가철도망 시행계획에 포함된 것도 호재로 풀이된다. 위례삼동선은 위례신사선 연장사업으로 위례중앙역에서 경기도 광주시 삼동역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다. 위례삼동선은 위례신사선과 연결돼 송파구 가락동, 강남구 대치동·삼성동·청담동 일대를 지나 3호선 신사역까지 이어진다. 개발업계에선 위례삼동선이 확정되면 성남 구도심엔 을지대, 남한산성, 신구대, 성남하이테크밸리 등 역이 4개 정도 뚫릴 것으로 예상한다. 남한산성입구역에서 가까운 금광동 일대가 기대감이 가장 높다. 물론 철도망은 개통까지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기 때문에 섣부른 기대감은 금물이라는 조언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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