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눈높이 맞춰 CEO 적극 해임
작년 자사주 매입 등 주가 흐름 피크
도요타 등 거버넌스 수술로 선제대응
작년 자사주 매입 등 주가 흐름 피크
도요타 등 거버넌스 수술로 선제대응
지난 11일 일본 도쿄 시내에서 주식시장 전광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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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가 급등으로 최고의 시간을 보낸 일본 상장 대기업들이 주주들의 공격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최고경영자(CEO) 해고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사주 매입으로는 높아진 ‘주주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없는 만큼 지배구조 부문에서 본격적인 수술을 시작하고 있는 것.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를 종합하면 도요타는 현 이사회를 16명에서 10명으로 줄이고 이중 절반을 독립적 인물로 구성할 것임을 발표했다. 또 경영진에 대한 감사와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별도 감독위원회를 만드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이는 지난해 6월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회장 등이 품질 인증 부정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사직 방어에 성공한 뒤 올해 주주총회에서 다시 일부 투자자들의 반대표 행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세븐일레븐 편의점 체인을 소유한 세븐&아이홀딩스도 공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사카 류이치 사장 퇴임을 최종 조율 중인 회사는 새 경영자로 외국인인 스티븐 헤이스 데이커스 세븐&아이홀딩스 사외이사를 파격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상장 대기업들의 이 같은 공격적 개편 움직임은 기존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는 투자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크레디트리요네(CLSA) 도쿄 지점의 니컬라스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은 자사주 매입과 자산 처분보다는 마진을 높이고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경영진을 흔드는 것에 훨씬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최근 흐름을 평가했다.
일본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 이슈는 지난해 일본 증시를 끌어올리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사회에 더 많은 사외이사를 확보하라는 규제 압박이 2022년부터 본격화해 결실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 등은 일본 상장사들이 거느린 사외이사들이 여전히 주주들과 직접 대화하는 것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며 투자자들이 일본 기업들의 느슨한 거버넌스 개혁 행보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투자자 눈높이를 충족하는 역할보다 단순히 투잡을 뛰는 일명 ‘부업 이사(moonlighting directors)’가 이사회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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