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미국에서 투구 동작 개선… 150㎞ 광속구 다시 뿌린다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25 프로야구 키플레이어] [10] KIA 2연패 마지막 퍼즐 조상우

조상우(31)는 올해 각오가 남다르다. 2013년 키움(당시 넥센)에 입단한 뒤 12년 만에 새로운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 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도 얻는다. 그다음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우승팀 KIA는 1년만 뛰고 팀을 떠날 수도 있는 선수를 신인 1라운드·4라운드 지명권에 현금 10억원까지 얹어서 ‘모셔’ 왔다. 리그 2연패(連霸)를 위한 마지막 퍼즐이라고 판단했다. 그만큼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10일 창원NC파크에서 KIA 타이거즈 조상우가 투구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김동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올해. 하지만 조상우는 오히려 초연해졌다. “FA, 국가대표 이런 건 모두 잊었습니다. 프로 데뷔할 때부터 목표를 세우고 야구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그냥 한 경기 한 경기 점수 주지 말자 그 생각밖에 없습니다.”

지난 시즌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2021년 이후 3년 만에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에 복귀했다. 그는 186cm 97kg 거구에서 내리꽂는 최고 159km 광속구가 주무기였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통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2020년 5승3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2.15. 리그 구원왕에 올랐고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는 6경기 8이닝 1.13으로 위력을 검증받았다.

조선일보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해는 그답지 않았다. 최고 구속은 140km대 중반까지 떨어지고 잦은 어깨 잔부상에 시달렸다. 최종 성적은 44경기 1패 6세이브 9홀드 3.18.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그는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하면서 체력 훈련을 매일 했기 때문에 몸을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공을 많이 못 던지다 보니 감각이 둔해졌던 게 실전에서 아쉽게 나타난 것 같다“고 했다. 조상우는 올해 임기영 등 KIA 동료들과 함께 공식 캠프 전부터 미국 트레드 애슬레틱(야구 아카데미)에 가 투구 감각을 익혔다. 그는 ”지난해에는 투구할 때 불필요한 동작이 많았는데 그걸 덜어내는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프로 12년간 몸담았던 팀을 떠났지만 금세 덤덤해졌다. ”(트레이드와 관련해) 사전에 연락받은 건 없고 당일 통보를 받았다“며 ”오랜 뛴 팀을 떠나려니 당연히 싱숭생숭했지만 다음 날부터는 지난해 우승을 한 좋은 팀으로 가는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적응도 빠르게 마쳤다. 원래 친하게 지내던 대전고 동기 이우성(31)과 국가대표 팀에서 자주 봤던 양현종(37) 등 고참 선수들과 붙어 다닌다. 마운드에서 직접 호흡을 맞출 김태군(36) 등 포수조와도 자주 소통한다. 본인이 오기 전부터 투구 스타일을 다 파악해 놔서 놀랍고 고마웠다고 한다. 기존에 달던 등번호 11번도 내야수 윤도현(22)에게 양보받았다. 그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달던 번호라 애착이 큰 번호“라며 ”도현이한테 갖고 싶은 걸 말하라고 했는데 ‘없다’고 해서 곤란한 상황“이라면서 웃었다.

아직 시범 경기지만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 선 마운드 성적은 좋지 못했다. 3경기에 등판해 3이닝 9.00. 개의치 않는다. 그는 ”어릴 때는 연습 경기나 시범 경기 성적도 신경 쓰며 던졌지만 이제는 본 시즌이 중요한 걸 안다“며 ”현재 컨디션은 80% 정도고 시즌에 돌입하면 150km 넘는 묵직한 공도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시범 경기에서 속구 최고 149km까지 찍으며 전성기에 준하는 공을 몇 차례 보여줬다. 이범호 감독도 ”선수 본인이 준비를 잘하고 있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상우는 올해 마무리 정해영(24)에 앞서 7~8회를 책임지는 ‘필승조’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가 원직을 내놓는 환경은 아쉬울 법하다. 그럼에도 그는 “애초에 보직을 신경 쓰는 편이 아니라 감독님이 정해주시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목표를 세워두는 편이 아니지만 올해는 KIA의 우승을 꼭 이루고 싶습니다. 작년에도 (우승)했는데 제가 온 뒤로 못하면 민망해요. 우승을 하게 되면 FA나 국가대표도 모두 잘 풀리지 않을까요?”

[강우석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