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계 질환·암 유발, 부작용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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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만큼 시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잘 만든 신약 하나만으로 수천억에서 수조원의 매출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다. 하나의 질환에서 월등한 치료효과를 보이더라도 다른 측면에서 심각한 부작용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 개발 초기에 시장에서 주목받았지만 생각지 못한 부작용으로 사장된 약들의 뒷이야기를 다뤄본다. [편집자주]
비만과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세계 비만 인구는 10억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는 패스트푸드와 정크푸드를 즐겨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최근에서야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오래 전부터 비만 환자가 많았던 미국에서는 이미 1900년대 초중반부터 비만치료제 개발에 대한 시도가 이뤄졌다.
최초 비만치료제는 194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암페타민이다. 그러나 이 약은 심혈관계 부작용, 약물의존성 등의 문제로 1979년 허가가 취소됐다. 이후 숱한 비만치료제들이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사라졌다. 이번에 다룰 약물은 한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각광받다 한 순간에 훅 하고 사라진 의약품이다.
미국 제약회사 애보트는 1990년대 시부트라민이라는 성분을 항우울제로 개발했다. 임상시험에서 시부트라민을 투여한 우울증 환자 다수에게서 체중 감량 결과가 나타나면서 비만 치료제로 개발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1997년 '메리디아'라는 제품명으로 허가를 받았고 국내에서는 '리덕틸'이라는 제품명으로 2001년 출시됐다.
출시 이후 매년 매출이 늘면서 2004년 글로벌 매출 3억 달러(4400억원)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2008년 매출 450억원으로, 총 1000억원 수준이었던 비만치료제 시장의 45%를 차지하며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국내에서는 2007년 리덕틸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한미약품을 비롯해 대웅제약과 종근당,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등 대형 제약사들이 너도나도 제네릭 의약품(복제약)을 출시하면서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 한미약품에선 출시 3개월 만에 오리지널 의약품인 리덕틸의 매출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으로 판매중지
애보트는 약 4년이 지난 2009년 1만명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시부트라민을 복용한 비만환자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11.4%로, 위약 복용군 10% 대비 1.4%포인트(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까지 있는 환자에서는 시부트라민 투여군 13.9%, 위약 복용군 11.9%로 2%p 높았다.
해당 연구결과를 검토한 유럽의약품청(EMA)이 시부트라민의 비만치료 효과보다 심혈관계 질병 유발 위험이 크다고 보고 2010년 1월 선제적으로 판매중단을 결정했다. FDA는 9개월이 지난 2010년 10월 판매중단을 결정했고 같은 달 국내에서도 신속하게 판매 중지 및 회수 조치가 이뤄졌다.
시장 1위 '벨빅'도 암 유발 위험에 퇴출
FDA는 2012년 벨빅(성분명 로세카린)을 비만치료제로 허가했다. 1999년 지방흡수를 억제하는 기전의 비만치료제 '제니칼'을 허가한 지 13년 만에 등장한 비만치료제였다.
벨빅은 2015년 출시 이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비만치료제 시장 1위를 기록했다. /그래픽=비즈워치 |
미국 아레나제약이 개발한 벨빅은 임상3상에서 1년 투여 환자의 체중이 평균 7.9kg 감소하고 내약성 또한 우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목받았다. 국내에서는 2015년 허가, 출시 후 2018년까지 3년간 비만치료제 시장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1만2000명을 대상으로 5년간 진행된 후속연구에서 원발암(종양이 처음 생김) 위험성이 위약 대비 0.6% 높고 췌장암, 대장암, 폐암 등 일부 암 종류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2020년 국내외에서 판매가 중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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