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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정치 불안에…원/달러 환율 다시 1470원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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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인덱스 추이 및 원달러 환율 추이/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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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장중 1470원대를 위협했다. 트럼프발(發) 관세 정책에 따른 유로존 성장률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달러화가 오랜만에 강세를 나타낸 영향이다. 최근 원화 가치는 국내 정국 불안과 경기 둔화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뚜렷한 반등 재료를 찾지 못하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정규장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3.8원 오른 1462.7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8일(1463.4원) 이후 약 한 달 만에 최고치다. 장 중 한 때는 1469.3원까지 오르며 1470원선을 위협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달러화 강세 영향을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우려가 재부각되면서다.

크리스틴 리가드르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0일(현지 시각)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에서 "미국이 유럽산 수입품에 25% 관세율을 적용하면 첫해 유로존 성장률이 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유로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달러화는 강세 전환했다. 약 2주 넘게 103대에 머무르던 달러인덱스는 이날 104선을 넘어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40~1460원대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달러화가 강세여도 오르고, 반대로 약세를 보여도 뚜렷한 하락 조짐이 없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은 미국 달러화 가치에 연동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 흐름에 원/달러 환율 상승도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달 들어서는 달러인덱스 하락에도 원화 약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28일 대비 이날 기준 달러인덱스는 3% 넘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460원대에서 제자리걸음이다. 달러 약세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달러인덱스는 유로화 가치에 크게 연동된다. 달러인덱스를 결정하는 6개국 통화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캐나다 달러화 △스웨덴 크로나화 △스위스 프랑화 등이다. 이 가운데 유로화 비중이 57.6%다. 두 번째로 비중이 큰 건 엔화(13.6%)다. 최근 유로화와 엔화 강세로 달러인덱스가 하락한 측면이 있다.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 이유로 약화된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 우려와 외국인 자본 이탈을 꼽는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 이벤트가 현재 진행형인 데다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5%까지 내려갔다. 경기 상황에 반응해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2분기 들어 점차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통령 탄핵 심판이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정국 불안이 이어지고, 국내 경제도 1분기까지 바닥을 향해 가고 있어 원화가 우위를 보일 재료가 없다"면서도 "이달 안에 정국 불안이 일단락된다는 전제 아래 2분기엔 경제도 완만한 회복 시그널이 관찰될 것"이라고 분석헀다.

이어 "원화 강세까지는 아니더라도 원화 고유의 약세 압력은 덜어주는 환경이 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달러인덱스와 같이 하락하면서 괴리를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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