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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미국경제 욕망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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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
말콤 해리스 지음/ 이정민 옮김/ 매일경제신문사
매일경제

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군에 속하는 팔로알토는 실리콘밸리의 중심부에 위치한다. 날씨가 화창하고 반항적 히피 문화가 남아 있는 이곳에 첨단기술과 거대금융이 흘러들어 실리콘밸리는 정신적, 물질적 풍요를 향한 야망으로 들끓는다. 팔로알토가 미국 자본주의의 눈부신 발전을 상징하는 곳이라면 릴런드 스탠퍼드(1824~1893)는 팔로알토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스탠퍼드대학으로도 유명한 스탠퍼드를 모르고선 팔로알토를 알 수 없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상원의원을 지낸 ‘철도 재벌’ 릴런드 스탠퍼드는 특별한 타이밍의 축복을 받은 비교적 평범한 사람이었다. 서른 살이던 그는 변호사와 상인 경력 덕분에 위스키를 판매하면서도 개척지의 치안판사로 선출돼 특별한 지위를 누렸다. 야망이 있던 그는 여러 상점 주인이 뭉친 ‘어소시에이츠(Associates)’의 대표자로 자리잡는다.

이때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땅, 미국 서부에서 재정을 충당해 대륙횡단철도를 건설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기존의 철도 자본가들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시에라네바다 산맥 때문에 대륙횡단철도 건설을 반대했다. 그렇지만 어소시에이츠는 이 계획에 2만달러가 채 안 되는 돈을 투자했다. 스탠포드의 진짜 속내에는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었다. 이 정도 규모의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워싱턴의 지원, 특히 신용이 필요했다. 스탠퍼드는 어소시에이츠에 힘입어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센트럴퍼시픽 철도 회장으로 거듭나게 됐다. 어소시에이츠는 기존 철도 자본가가 틀렸다는 것을 입증했고 결과적으로 돈방석에 앉았다. 새로운 노선이 기획될 때마다 전 세계에서 투기성 자금이 몰렸다. 20세기의 부는 캘리포니아에서 만들어졌고 이 부의 대부분은 어떤 식으로든 스탠퍼드 주지사를 통해 흘러들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그와 그의 가족을 미워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그와 그의 가족을 미워하게 됐다. 특히 백인 노동자 연합은 그가 중국인 노동자를 ‘수입’ 해오는 바람에 철도가 빠르게 완공되고 임금이 삭감됐다고 비난했다. 이에 스탠퍼드는 가족과 하인을 모아 마을을 떠나 팔로알토 시골의 한 소유지로 숨어들었다. 이곳에서 그는 과학적 방법을 적용하여 생산성 높은 말을 키워냈다. 산업기술, 목표와 자본을 투입해 가축의 생산성을 높인 스탠퍼드의 농장은 연구소의 원형이었다. 그에게도 비극은 있었다. 마흔 살쯤 낳은 하나뿐인 아들이 열다섯 살에 심한 감기로 죽었다. 스탠퍼드는 죽은 아들의 이름을 따 팔로알토에 대학교를 세운다. 동부 아이비리그의 명망 있는 학자 중 캘리포니아로 건너가고자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지만 스탠퍼드는 돈으로 못할 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신발 수선, 인쇄, 목공, 전신과 속기 등 기술을 가르치길 원했다. 노동자를 위한 학교가 되어야 했고 계층에 구애 없이 다닐 수 있도록 무상교육을 꿈꿨다. 스탠퍼드는 대학교 개교일에 “삶은 무엇보다 현실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라는 말을 남긴 뒤 2년 후 향년 69세 나이로 사망했다.

소스 코드: 더 비기닝
빌 게이츠 지음/ 안진환 옮김/ 열린책들
매일경제

소스 코드: 더 비기닝


IT 산업 판도를 바꿨다고 평가받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내놓은 첫 회고록. 본인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당시 그가 보여준 열정과 추구했던 것들에 관한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낸다.

책은 빌 게이츠의 유년기를 소개하며 시작된다. 2차대전 이후 번영과 낙관주의가 자리잡던 시대에 태어난 빌은, 대외적으로는 미·소 간 냉전이 절정에 달하고 대내적으로는 민권 운동이 시작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유년을 보냈다. 그러나 게이츠의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는 강렬한 열정을 보이지만 다른 데에는 반항과 짜증, 불만족을 드러내곤 했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들기를 즐기는 반면 사회적 상호 작용에는 무관심했다. 빌 게이츠 스스로 “내가 오늘날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면, 아마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을 것”이라고 얘기할 정도다. 빌 게이츠는 사립 중고등학교 ‘레이크사이드 스쿨’에 진학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마주한다. 자신의 논리적 사고력과 높은 집중력을 활용하기에 적합한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매력에 깊이 빠져든 것. 그리고 운명의 동료인 상급생 폴 앨런을 만난다. 빌의 능력을 한눈에 알아본 그는 프로그래밍에 대한 빌의 도전 의식을 꾸준히 자극한다. 이때 이어진 인연은 훗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회고록은 총 3권 분량으로 기획됐다. 이번 ‘소스코드: 더 비기닝’은 그중 첫 번째다.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 운영 시절에 초점을 맞춘 2편과 현재의 삶과 게이츠 재단을 조명한 3편도 내놓을 계획이다.

그들은 왜 주술에 빠졌나?
김두규 지음/ 해냄출판사
매일경제

그들은 왜 주술에 빠졌나?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을 둘러싼 주술 논쟁이 뜨겁다. 일상에서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가 궁금해 점 등을 보는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권력층의 국정 운영과 통치 행위에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인 주술이 개입되었다는 논란이다. 이러한 의혹은 우리 사회의 혼란을 부추기고 합리적 판단과 질서를 뒤흔들 수 있기에 심각성이 크다.

사실 한반도에서 정치 권력과 주술의 결탁은 그 역사가 깊다. 이에 풍수학자 김두규 교수는 고려시대부터 조선, 21세기까지 한반도에 벌어졌던 주술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것의 폐해와 위험성을 살펴보고자 신작 ‘그들은 왜 주술에 빠졌나?’를 펴냈다. 저자 김두규 교수는 고려시대부터 1천년 동안 이어온 풍수를 21세기에 되살린 대표적인 풍수학인(風水學人)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그 학문적 출발은 독문학으로, 특히 이 책에서 ‘의심과 부정’의 변증법적 연구 방법을 바탕으로, 동양학과 서양학,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주술의 영향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장 망령은 아직도 이 땅에 살아 숨 쉰다에서 주술 즉 비보술의 실체를 파악하고, 기괴한 행위들의 주술적 배경을 설명한다. 2장에서는 ‘만들어진 신’ 도선의 불분명한 행적과 실체를 파헤치고 3장은 고려시대 김위제와 신돈에 이르기까지 정치권력과 야합한 비보술의 폐해를 보여준다. 4장은 유교 국가 조선시대에 성리학과 갈등하며 비보술에서 풍수의 시대로 전환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5장에서는 도읍지 선정을 둘러싼 비보술과 풍수의 차이를 설명한다.

공급망 붕괴의 시대
피터 S. 굿맨 지음/ 장용원 옮김/ 세종서적
매일경제

공급망 붕괴의 시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미국은 엄청난 품절 대란을 겪었다. 중국 봉쇄로 각종 부품은 물론 일상에 필요한 식품과 생필품까지 턱없이 부족해졌다. 평범한 물건 하나를 손에 넣기까지 생산·유통 공정이 결국 ‘중국 공장으로부터 이어달리기’였다는 사실을 미국이 깨닫는 순간이었다. 트럼프 2.0 시대 미국 우선주의 앞에, 글로벌 물류 시스템 그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은 더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 경제부 베테랑 기자인 저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최전선을 발로 뛰며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선적할 배를 찾지 못해 발을 구르는 생산업자, 이런 상황을 즐기는 독점 해운업자, 점점 삶의 질이 떨어지는 공급망 노동자 이야기가 담겼다. 자국 중심으로 생산·물류가 재편되는 ‘리쇼어링’과 ‘니어쇼어링’이 더 강조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김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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