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추진하고 있는 미국 인디애나주 '인공지능(AI) 메모리 공장 설립안'이 때아닌 난항에 부딪혔다. 공장 용지 이전안을 놓고 지역 주민들이 환경오염을 이유로 반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 지역지인 저널앤드쿠리어에 따르면 공장 용지 인허가를 심사하는 '지역계획위원회(APC)'는 SK하이닉스의 공장 용지 조성안을 5대9로 부결했다.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용 어드밴스트 패키징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센터를 건설하려는 핵심 지역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위해 작년 4월 퍼듀대 등 현지 연구기관과 협력하는 한편, 총 38억7000만달러(약 5조678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미국 정부는 최대 4억5800만달러(약 6720억원)의 보조금과 5억달러(약 7336억원)의 대출을 SK하이닉스에 제공하기로 했다.
현지 공장 용지 조성은 산학연 클러스터(퍼듀리서치파크)를 소유한 퍼듀대 연구재단이 추진하고 있다. 퍼듀대 연구재단은 애초 36만4200㎡ 용지에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날 심사에서는 피켓을 든 주민들이 곳곳에 등장했고, 결국 공장 용지 조성안은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웨스트라피엣 시의회는 오는 4월 7일 해당 안건에 대한 최종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의회에서 승인이 되면 건설허가를 받고 착공에 돌입한다. 하지만 부결이 되면 종전 36만4200㎡ 용지를 다시 검토하거나 새로운 대체 용지를 찾아야 한다. 지역계획위원회가 부결한 만큼 시의회 통과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HBM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가 52.5%, 삼성전자가 42.4%, 마이크론이 5.1%다.
AI 가속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필수품인 HBM 공급 경쟁 역시 함께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마이크론은 점유율을 연내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건설 중인 싱가포르 HBM 첨단 패키징 공장과 미국 아이다호 D램 공장을 통해 2027년까지 HBM 생산량을 크게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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