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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통신업계 직원 감축 ‘칼바람’… 성장 멈춘 사업 줄이고 조직 슬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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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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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이 직원 수를 10%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에 강한 통신사들조차 본업인 통신 사업의 성장 정체로 직원 수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통신 3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 3사 직원 수(2024년 12월 31일 기준)는 3만2991명으로 전년(3만6140명) 대비 8.7%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KT의 인원 감축 규모가 가장 컸다. 지난해 KT 직원 수는 1만6927명으로 전년(1만9737명) 대비 14.2% 줄었다. SK텔레콤 직원 수(5493명)는 전년 대비 1.5%, LG유플러스(1만571명)는 2.3% 감소했다.

통신사들이 인원 감축에 나선 것은 업황 영향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포화 상태인 국내 통신 시장에서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진 데다,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불어닥친 경기 불황마저 사업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통신 3사의 합산 매출액(연결기준)은 58조99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3조4960억원으로 20.6% 감소했다.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밑돈 건 2020년 이후 처음이다.

통신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사업들을 과감히 정리하면서 조직 슬림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은 반려동물 건강관리 플랫폼 ‘펫토닥’’을 종료했다. KT는 가상인간 동영상 콘텐츠 제작 플랫폼 ‘AI 휴먼 스튜디오’ 서비스, 내비게이션 서비스 ‘원내비’, 메타버스 서비스 ‘지니버스’,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민클’ 등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LG유플러스는 K팝 콘텐츠 플랫폼 ‘아이돌플러스’와 홈트레이닝 콘텐츠 서비스 ‘홈트나우’, 화물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의 서비스를 중단했다.

통신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본업인 통신 네트워크 설비투자마저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SK텔레콤이 집행한 캐팩스(CAPEX⋅설비투자) 규모는 1조5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줄었다. 같은 기간 KT의 캐팩스 규모는 전년보다 4.6% 감소한 2조2999억원을, LG유플러스는 전년 대비 24% 줄어든 1조9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김경원 세종대 경영학과 석좌교수는 “경기 불황에 강한 통신사들조차 인원 감축에 나선 것은 그만큼 국내 경기 상황이 나빴다는 방증”이라며 “기존 사업 인원을 감축한 것은 AI와 같은 신사업 관련 인원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 수와 달리 임원 수에서는 통신 3사 간의 차이가 있었다. 작년 SK텔레콤의 미등기 임원 수는 94명으로 전년(114명)과 비교해 약 17% 줄었고, LG유플러스는 64명으로 전년(71명) 보다 약 10% 줄었다. 반면 KT의 경우 오히려 임원 수가 늘었다. 지난해 KT의 미등기 임원은 99명으로 전년(78명) 대비 약 27% 증가했다. KT 관계자는 “AICT(AI+ICT) 사업 가속화를 위해 관련 분야 전문가를 영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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