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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명보다 이분들 한명이 더 중요”...자녀들까지 챙기는 은행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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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수신 잔액 2조 늘어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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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액 PB센터는 3→8곳
일반 PB와 영업점은 급감


고액자산가 전문 신한은행 PB센터에서 고객이 전담 직원과 상담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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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이 초고액 자산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점포 수로도 확인된다. 일반 영업점·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줄일 동안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PB센터는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2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이들이 운영하는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 대상 PB센터는 8개로 2020년 말의 3개에 비해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30억원 미만 자산가를 상대로 하는 일반 PB센터는 75개에서 69개로 8% 줄었다.

디지털 뱅킹이 보편화됨에 따라 영업점 효율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여전히 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초고액 자산가에게 집중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 시중은행 PB센터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컨설팅은 어떤 영역에 관한 것이든지 세무 조언이 대부분 따르게 돼 있다”며 “세무는 민감한 영역이라 부자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지점 방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2020년 말 21개였던 PB센터를 올해 2월 24개까지 늘렸다. 30억원 미만 자산가를 상대하는 일반 PB센터는 21개로 동일하고, 30억원 이상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만 3개 증가했다.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는 국내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PB센터의 핵심적 시설로 꼽힌다.

고액자산가 전문 신한은행 PB센터에서 고객이 전담 직원과 상담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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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일반 PB센터를 2020년 25개에서 올해 2월 22개로 줄였다. 반면 패밀리오피스센터를 중심으로 한 초고액 자산가 대상 PB센터는 2개에서 3개로 늘렸다. 신한 패밀리오피스 고객은 잔액 기준이 100억원이다.

하나은행은 초고액 자산가 대상 PB센터인 클럽1을 2개 운영 중이며 올해 7월 3개로 늘릴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총 8개 PB센터가 전부 10억원 이상 고객이 대상이라 아직 초고액 자산가 전용 센터는 없다. 다만 강남권, 여의도 지역 등 자산가가 집중된 곳에서는 ‘투체어스 센터’를 확대하며 고액 자산가 유치에 더욱 신경 쓸 방침이다.

시중은행이 고액 자산가 공략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이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창업과 가상화폐 투자 등 과거에 비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지며 신흥 부자도 빠르게 증가하는 모양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자는 2020년 35만4000명에서 지난해 말 46만1000명으로 30% 불어났다. 같은 기간 이들이 보유한 자산 또한 2826조원으로 30% 이상 증가했다.

올해 2월 4대 은행이 관리 중인 3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은행 예·적금 기준)의 잔액는 65조8814억원으로 지난해 말 61조5007억원에서 4조3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고객의 수신 잔액이 1696조원에서 1698조원으로 2조원 늘어난 것과 비교해 증가액이 두 배에 달한다. 비이자부문 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은행에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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