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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뉴진스 부스에 수백미터 늘어선 홍콩 팬들 “NJZ 네버 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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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로 북적이는 ‘컴플렉스콘 홍콩’ 엔제이지(NJZ) 부스. 홍콩/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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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 어도어와 분쟁 중인 뉴진스(NJZ)가 홍콩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23일 글로벌 문화축제 ‘컴플렉스콘 홍콩’이 열리고 있는 홍콩 레이더우구 아시아월드 엑스포 현장엔 뉴진스 팬들 수만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직접 확인한 뉴진스의 인기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기자가 홍콩에 도착한 22일에는 한적함을 느낄 정도로 전시장에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뉴진스의 콘서트가 열리는 이날은 건물 밖까지 인파가 늘어섰다.



이들은 대부분 뉴진스 굿즈를 하나 이상씩 착용하고 있었다. 팝아트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와 협업한 일본 데뷔 싱글 ‘슈퍼내추럴’의 굿즈가 특히 눈에 많이 띄었다. 주로 10~20대인 팬들은 남녀 성비도 비슷했다. 여성 비중이 높은 기존 케이(K)팝 팬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건물 밖에 늘어선 줄은 뉴진스 굿즈를 판매하는 전시장 안까지 이어졌다. 전시장 안의 줄만 수백미터에 달했다. 전시장 안에서 유일하게 줄을 서는 곳이 뉴진스 부스였다. 행사 전체가 버니즈(뉴진스 팬덤명)를 위한 페스티벌 같다는 인상을 줄 정도였다.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 건물 밖까지 길게 늘어선 뉴진스 부스 줄. 홍콩/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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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멤버들이 새로 내건 엔제이지(NJZ) 이름의 부스에선 멤버들 캐릭터가 새겨진 티셔츠, 펜, 열쇠고리 등 굿즈를 판매했다. 일부 제품에는 ‘솔드아웃’(품절) 딱지가 붙어 있었다. 현장 안내를 하는 주최 쪽 스태프는 “오늘 뉴진스 팬들이 많이 왔다. 어제보다 인파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버니즈들은 하이브∙어도어와 갈등 상황에 놓인 현 사태를 알고 있었다. 이들은 뉴진스의 선택에 지지를 보낸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비(25)는 “하이브는 엔제이지(NJZ)의 발전과 평화로운 활동에 더 이상 관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께 온 친구 레옹(25)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뉴진스의 노래와 스타일이 좋다”고 말한 레옹은 뉴진스를 상징하는 토끼 모자를, 아이비는 해린 캐릭터 키링을 착용하고 있었다. 똑같이 토끼 모자를 쓴 17살 동갑 친구 베키와 싱싱은 “엔제이지 네버 다이!(엔제이지는 죽지 않는다)”라고 소리쳤다.



뉴진스의 팬 레옹(왼쪽)과 아이비. 홍콩/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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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이 입국한 이날 새벽 홍콩 국제공항에선 뉴진스 팬 수백명이 모여 “엔제이지”를 연호하기도 했다. 이렇듯 막강한 글로벌 인기를 과시한 뉴진스지만, 향후 활동엔 제약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이 어도어가 낸 활동금지 등 가처분을 전부 인용하면서 독자 활동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재판부는 어도어가 서울중앙지법에 낸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뉴진스에 대해 전속계약에 따른 매니지먼트사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인정하고, 뉴진스 멤버들이 어도어의 사전 승인 또는 동의 없이 독자적인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어도어는 “뉴진스 소속사 지위를 법적으로 확인받은 만큼, 향후 아티스트 지원에 책임을 다하겠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뉴진스의 팬 베키(왼쪽)와 싱싱. 홍콩/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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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결정을 두고 멤버들은 인스타그램 피알 계정(@njz_pr)을 통해 “가처분 결정에 대해서는 이의 제기 절차를 통해 추가적인 쟁점을 다툴 예정이며, 그 과정에서 소명자료 등을 최대한 보완하여 다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진행 중인 전속계약 확인 본안 소송에서 상세한 소명을 하겠다고도 했다. 22일 자정께 멤버들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한 인터뷰도 공개됐다. 이 인터뷰에서 멤버들은 “(법원 결정에) 실망했다. 케이(K)팝 산업의 문제가 하룻밤 사이에 바뀔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원 결정으로 한때 홍콩 공연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멤버들은 공연 강행을 결정했다. 표가 매진된 상태에서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어도어도 “뉴진스 이름을 사용하도록 돕겠다”며 홍콩에 직원을 보냈다. 뉴진스는 이날 저녁 공연에서 신곡을 공개할 예정이다.



23일 뉴진스(NJZ)의 콘서트가 열리는 홍콩 레이더구 아시아월드 엑스포에서 한 뉴진스 팬이 공연 안내 전광판을 보고 있다. 홍콩/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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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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