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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이상 고령자 절반, 직장 나와 창업 후 최저임금도 못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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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자영업자' 53.8%…유통·소비자서비스업

10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상가에 임대문의가 붙어있다. 2025.3.1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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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임금을 받고 일하다가 자영업으로 전환한 50세 이상의 절반은 월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소득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은정 부연구위원은 이같은 내용의 '고령자의 자영업 이동과 저임금 노동' 보고서를 지난 18일 발표했다.

정보원이 한국복지패널 1∼17차(2006~2021년) 조사에서 1년 이상 임금근로자였던 사람 가운데 18차(2022년)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추려봤더니 △30대 14.7% △40대 26.6% △50대 28.9% △60세 이상 29.9%로 50세 이상이 58.8%다.

월급을 받다 퇴직한 고령자가 자영업이 전환한 비율이 높은 셈이다.

50세 이상 중에는 유통서비스업과 소비자서비스업의 '생계형 자영업자'가 53.8%로 절반이 넘었다.

지 부연구위원은 "임금근로 일자리를 떠난 고령자는 다시 재취업하기 어려워서 당장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그러나 부가가치가 낮은 데다 이미 과당경쟁으로 수익성도 낮은 생계형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50대 이상의 경우 고용원이 없는 '나 홀로 사장님'이 83.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비율인 75.6%보다 더 높은 것이다.

창업 전 임금 근로 기간이 1∼3년인 고령 자영업자의 평균 월 소득은 338만 7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6∼17년이 333만 7000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10∼12년은 188만 6000원으로 가장 낮았고 7∼9년도 202만 9000원에 불과했다.

지 부연구위원은 "창업 전 임금근로 기간이 6년 이하거나, 13년 이상의 양 끝단에서 자영업 소득이 높다"며 "그러나 최근까지 임금근로자로 일한 후 창업했다고 해도 순소득이 333만 7000원에 불과해 최근 3개월간 정규직 근로자 평균 임금인 379만6000원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연공형 임금체계를 유지하는 기업이 많아서 퇴직 전 임금이 평균 임금보다 높은 것을 고려하면, 자영업 순소득이 퇴직 전 소득에 비해 상당히 낮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자영업이 임금근로를 대신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로 보기도 어렵고, 임금근로 경력이 자영업의 경제적 성과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도 보기 어려움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령 자영업자의 평균 48.8%가 월 최저임금(2022년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소득을 올렸다.

현재 운영하는 자영업과 동일 산업에 종사한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창업한 고령자 순소득은 144만 3000원이었고, 저임금 근로율도 82.9%로 높았다.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자영업자의 사업 순소득은 227만 6000원으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소득(541만 9000원)의 절반 이하였다.

특히 범위를 좁히면, 60세 이상의 사업 소득은 143만 1000원, 저임금 근로 비율은 75.8%에 이르렀다.

특히 60대 영세자영업 비율은 61.1%이고, 70세 이상은 89.7%로 급증해 60∼70대 자영업자는 소득이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사실상 '극빈계층'이다.

지 부연구위원은 "조기 퇴직자들이 노동시장의 불안정성, 임금근로 일자리 부족 등으로 생계형 창업을 하지 않도록 고령자의 재취업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생계를 위해 자영업을 하지만 월 최저임금도 벌지 못하는 자영업자의 경제적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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