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번복하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및 용산구 아파트로까지 지정 대상 지역을 전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시장에 혼란이 더해지고 있는 20일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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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상욱의 집문집답은?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유튜브 채널 ‘채상욱의 부동산 심부름센터’,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아파트 가치&가격 연구소’를 운영하는 애널리스트 출신 부동산 전문가입니다. 정부와 국회, 민간의 다양한 자문위원회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동향이나 정부 정책, 시장 전망 등을 알고 싶으신 분은 집문집답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한겨레 이메일 ggum@hani.co.kr로 질문을 보내 채택되시면, 격주로 화요일 오전 11시마다 채상욱 대표가 정확한 정보와 예리한 통찰을 바탕으로 독자님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최근 부동산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안녕하세요, 집문집답 운영자 김소심입니다. 어제부터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모든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습니다. 1978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구 단위’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면서, 강남 3구와 용산구 내 모든 아파트의 매매 거래를 체결할 때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도 원천 차단됩니다.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자이거나 기존 주택을 1년 이내에 처분해야 해, 사실상 무주택자만 토허제 지역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습니다. 2211개 단지, 40여만 가구, 서울 전체 아파트의 40% 가량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고, 규제 지역뿐 아니라 전체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불과 35일(2월12일~3월19일) 사이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풀었다 더 세게 묶으면서, 해당 지역 아파트값이 하룻밤 사이에 2억~3억원씩 오르내리며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Q.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합동 브리핑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풀면서 예상외로 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나 정말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했어요. 하지만 서울 아파트값이 이미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었던 데다 금리인하기여서 집값에 기름을 붓기 딱 좋은 ‘타이밍’이었기에, 정책 실패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다면 35일 만에 토허제를 재지정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적절한 타이밍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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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할 타이밍에 해제 안했던 것처럼 재지정할 타이밍에 재지정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우선 토허제가 해제되었어야 하는 적절한 시점은 2025년 2월이 아니라, 2023년 1월이었습니다. 2022년 하반기 금리인상으로 전세가가 하락하고 매매가가 급락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때가 토허제를 지정한 2020년 급상승기의 대척점에 있던 시점이었는데, 이 시기 해제를 놓치면서 언제 해제하더라도 ‘불똥’을 남겨두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토허제 해제 지역의 가격은, 토허제 지정기간 동안 투자수요 유입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덜 상승했던 부분이 해제와 함께 일거에 상승하는 ‘갭상승’ 흐름을 보였습니다. 키맞추기가 이뤄진 이후 대략 4월께 안정세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그 갭상승이 워낙 강하게 나타났기 때문에 부랴부랴 4개 동 해제 이후에 4개 구를 지정하는 촌극이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2024년 7~8월 서울 상승장도 토지거래허가제 없이 대출규제만으로도 안정화 시켰던 이력이 있었기에, 이번이 토허제 재지정 타이밍이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 정부와 서울시는 오는 9월 말까지 6개월간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했어요. 이번 조치로 강남3구와 용산구를 포함한 서울 인기지역 아파트값이 안정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마동강(마포성동강동) 등에서 풍선 효과가 나타나는 부작용이 더 클까요?
A. 먼저, 토허제 지정지역은 투자 수요의 유입이 멈추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수요가 반토막이 납니다. 또한 연초부터 이미 강세장이었기 때문에 토허제 6개월 동안에는 시장안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과거 토허제 지정을 했던 시기인 2020~2021년의 강세장에서도 토허제 지정지역이 상대적으로 덜 강세였던 점에서 확인됩니다. 이것이 풍선효과를 낳을 것인지가 관건인데, 시장 전문가들중에는 2020~2021년을 기억하면서 서울이 막히면 경기도가 더 강세였던 시점을 빗대어 마포-성동-강동 등이 강세로 갈 것으로 보는 관측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은 토허제 이전부터 강세였던 지역이고 풍선효과가 가격의 큰 트리거가 되기 어렵고, 이미 구조적인 수요 확대의 영향을 받는 지역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부작용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지는 것이, 대출규제가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2024년 강세장에서도, 2023년 회복장에서도 결국 가계대출 규제가 시장안정에 제일 효과적이었습니다.
Q. 정부와 서울시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추가 지정하고, 현재 강남 3구와 용산구에만 적용되는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을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했어요. 이런 전방위적 규제 확대 정책이 실효성이 있을까요?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무주택자 LTV 50%, 청약 재당첨 7~10년 제한, 다주택자 취득세·양도세 중과 등 규제 적용)
A.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렬 정부 들어서는 조정지역이나 투기과열지역에 대한 규제가 많이 희석됐습니다. 주택담보대출규제가 있긴 한데, 이를 제외하고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토허제의 경우 실수요자만 매수하라는 방침이므로 투자수요의 유입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투기과열지구 등은 주담대 LTV 70%가 아니라 50%인데, 이는 해당지역의 전세가율과 유사한 수준이라 큰 정책의 차이가 없습니다. 규제지역은 지역이 되느냐 아니냐도 중요하지만, 규제지역에 적용되는 규제의 내용이 무엇인지도 중요합니다. 2023년 1.3대책을 통해서 투기과열지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분양권의 전매도 종전 10년 전매제한에서 3년 혹은 1년으로 감소된 것이 좋은 예시입니다. 현재의 규제지역은 존재의 의미가 과거와 달리 약화되었습니다.
Q. 토허제 확대 지정이 전세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요. 강남 3구와 용산구의 경우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은 곳이어서, 이들 지역에서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 임차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건데요, 전세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A. 토허제 지정지역은 용산구를 제외하면 학군지를 많이 포함하고 있으며, 학군지의 경우 임차료가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이는 토허제 때문이 아니라, 초저출산으로 초등-중등교가 폐교하는 것을 목도한 소비자들이 학군 밀집지역으로 조기 이사를 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추세는 토허제와 무관하게 해당 지역의 임차수요를 높여 전세가나 월세를 상승시켰고, 이것이 가격강세의 근본 원인입니다. 임차료는 부동산 사용가치의 모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월 300만원 임차료가 월 330만원 임차료로 변했다면, 전세는 7.2억원에서 7.9억원으로 6천만원 오르는 효과가 있는데, 이런 일들이 학군지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토허제 지정여부와 무관하게, 학군지에만 임차료강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것은 토허제와 무관한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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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토허제 해제와 재지정 해프닝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예요. 6개월 뒤 토허제 해제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앞으로 누가 서울시장이 됐든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언제 어떤 상황에서 해제해야 할까요?
A. 애초에 토허제는 가격급등기에 수요를 막기 위해서 나온 조치였고 2020년에 시행되었습니다. 그러니 가격급락기였던 2023년이 가장 최적의 타이밍이었습니다. 이때를 놓쳤기 때문에 시장에 유동성이 돌기 시작한 즈음에 곧바로 해제하면서 불을 지핀 셈이 되었습니다.
토허제는 오랜기간 존재했고, 미래에도 얼마든지 재사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토지의 투기수요가 예상되는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토허제를 지정한다던가 하는 것은 매우 상식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주택시장 안정책에 토허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토허제를 더 넓은 범위에 남발하면, 부작용도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만일 이번에 토허제 재지정 이후 서울지역의 가격안정세가 현실화 된다면, 정책론자들은 토허제에 큰 의미를 두게 될 것이며, 이는 또 다른 시장 왜곡으로 가는 길일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습니다. 그러니, 부동산은 정치적으로 대하지 말고, 시장 그 자체로 대해야 합니다. 부동산을 정치로 대하다가 실패한 것이 문재인 정부입니다.
Q.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를 매도하거나 매수하려던 사람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입니다. 상급지 아파트로 갈아타려고 기존 집을 처분한 사람들은 규제를 피하려면 어제까지 새 집 계약을 마쳐야 했어요. 토허제 지정 다음날부터 호가 2억~3억원을 낮춘 급매물이 속출할 정도로 변동성이 커졌고, 정부가 향후 규제지역을 확대할 경우 대출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많아요. 아파트 매수·매도 계획이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너무 호들갑 떨 필요 없는 거 같습니다. 갈아타는 것은 처분 후 갈아타는 것이 원칙이고, 지금처럼 수요가 약할 때는 더욱 현금흐름 관리를 해야 합니다. 또 운까지 맞출수는 없죠. 주택정책이 자기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수도 있고 유리하게 적용될 수도 있는 법입니다. 누군가는 이런 상황에서 마법과 같은 거래를 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상당한 곤란함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 애초에 토허제를 해제 및 재지정하면서 생긴 해프닝이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을, 결과론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또한 용산을 제외한 강남3구는 원래부터 LTV 50%였기 때문에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대출은 서울시가 하는 것이 아니고, 정부가 감독당국을 통해서 은행에게 지침을 내리면서 달라집니다. 또한 토허제 지정이 안된 타 지역의 경우 제도적으로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입니다. 하려면 하고 말 거면 말아도 되는 것이지, 펀더멘탈이 달라진 것이 없다는 소리죠. 지금 아니면 안된다는 말에 현혹되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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