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배치 등 계획 공유…언론인 초대했다가 기밀 유출
부통령·국방·국무·재무장관 등 트럼프 핵심 인사 18명
백악관, 채팅방 존재 인정…왈츠 보좌관 사임 가능성도
마코 루비오 | 마이크 왈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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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위급 외교안보라인 인사들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공습 계획을 언론인이 포함된 민간 메신저 단체 채팅방에서 논의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미 시사잡지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이 후티 반군 공습 계획을 논의하는 트럼프 행정부 국가안보팀의 상업용 메신저 ‘시그널’ 단체 대화방에 추가됐으며, 실제로 지난 15일 공습이 이뤄지기 약 2시간 전에 공습 계획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골드버그는 지난 15일 오전 11시44분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으로부터 ‘전쟁 계획’을 공유받았으며, 이 계획에는 공습 관련 세부 내용과 무기 배치 사항 등이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골드버그는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1일 자신에게 시그널 초대장을 보냈고 13일 단체 대화방에 초대했다고 말했다. 골드버그가 초대된 채팅방에는 J D 밴스 부통령과 국방·국무·재무장관, 국가정보국장(DNI),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트럼프 정부 핵심 인사 18명이 있었다.
이번 사건은 언론에 실수로 기밀이 유출된 것은 물론 일반 메신저에서 기밀 사항이 논의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시그널은 보안이 비교적 우수한 메신저 앱으로 알려져 있지만, 미 정부 관계자들은 군사작전 등 기밀 정보를 이 메신저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승인받지 않았다.
백악관도 채팅방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골드버그가 초대된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후티에 대한 공격은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왈츠 보좌관을 비롯해 국가안보팀을 최고로 신뢰한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왈츠 보좌관이 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해졌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고위 참모 두 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난처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왈츠 보좌관이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리는 다른 직원들과 논의한 결과 “그중 절반은 왈츠가 살아남지 못하거나, 살아남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면서 “누가 채팅방에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것이나 시그널에서 그런 대화를 한 것은 무모한 일이었다. 안보보좌관에게 무모함이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 발표 행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나는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며 애틀랜틱은 “곧 망할 잡지”라고 비난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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