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31 (월)

[영상] “불길이 눈앞까지, 손님들은 도망”…라운딩 강행한 골프장에 공분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확산하는 대형 산불이 안동 지역까지 번지는 상황에서도 골프 경기를 취소하지 않고 직원 근무까지 강행하게 한 경북 안동 한 골프장이 공분을 샀다.

지난 25일 경북 안동 한 골프장에서 캐디로 근무한다는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근무하다 산불에 죽을 뻔했다”며 골프장을 빠져나가며 촬영한 영상과 사진 등을 올렸다.

A씨는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로 내가 일하는 곳 안동까지 타는 냄새가 나고 재가 날렸다”며 “산불 시작된 22일부터 오늘(25일)까지 계속 그랬다”고 했다.

헤럴드경제

[온라인 커뮤니티]



이어 “어제 자정쯤에는 골프장 바로 근처 고속도로 양방향 통제한다고 재난 문자가 왔고 이 문자 때문에 예약한 60팀 중 5팀 정도가 취소했다. 문제는 취소 못한 55팀이 다 와서 골프를 쳐야 했는데 그래도 오후 3시 정도까지는 마스크를 끼면 참고 칠만했다”고 전했다.

A씨는 “하지만 오후 3시 반부터 갑자기 어두운 연기와 큰 재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멀리서부터 불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내가 맡은 팀 전반이 끝나고 후반에 들어가야 했는데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고객들과 상의하고 있는데 직원이 나와서 후반 들어가야 한다고 얼른 들어가라고 하더라. 바람도 많이 불어서 불이 빠르게 다가오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는데”라고 토로했다.

A씨는 “결국 우리 팀 고객들이 ‘그냥 가겠다’며 자발적으로 철수했다. 이런 일이 흔치 않지만 손님들도 상황이 심각하니까 환불도 안 받고 그냥 도망가 버린 거다”며 “나는 다행히 살아서 나왔는데 아직 코스 안에 다른 팀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했다.

헤럴드경제

[온라인 커뮤니티]



이어 “휴장은 못 했어도 예약 취소 안 된다고 하는 건 진짜 오버”라며 “아무리 골프장들이 돈에 미쳤다지만 이건 아닌 거 같다. 오늘 역대급 대참사 날뻔했다. 나는 일단 실직자 됐다. 골프장은 다 탔다고 하더라”고 덧붙다.

첨부된 영상을 보면 A씨가 있던 골프장을 입구 바로 옆까지 불이 번진 것이 확인된다. 또 주차장에서 보이는 뒤쪽 산은 시뻘겋게 불타고 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안전불감증 심각하다’, ‘저렇게 불이 가까이 있는데 후반 나가라는 게 말이 되나’, ‘영상 보니 진짜 죽기 직전에 나왔네’ 등 반응을 보였다.

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1리 마을 대부분 주택이 산불에 불타 폐허로 변해 있다. 영덕에서는 이번 산불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산림청에 따르면 26일 오전 9시 기준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18명, 중상자 6명, 중상자는 13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를 지역별로 보면 경북 14명(안동 2명·청송 3명·영양 6명·영덕 7명), 경남 산청 4명이다.

경북 사망자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으로, 자택이나 갑작스럽게 대피를 시도하다가 차량 도로 등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영양군 사망자 4명 가운데 50·60대 남녀 3명은 일가족으로, 함께 차를 타고 대피하다가 전복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