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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1 (월)

‘한덕수 탄핵 인용’ 정계선… 尹지지자들이 집주소 찾고 욕설·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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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에서 홀로 인용 의견을 낸 정계선 헌법재판관에 대한 욕설과 집을 알아내겠다는 협박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정계선 헌법재판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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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6시쯤 서울 소재 정 재판관 집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 수십 명이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10시 헌법재판소에서 한 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 청구가 기각됐는데, 정 재판관이 유일하게 인용 입장을 내면서 진행된 집회였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정 재판관의 주소를 캐냈다.

한 보수 유튜버는 라이브 방송을 켜고 정 재판관 집 앞에 찾아가 붉은색 경광봉과 태극기를 흔들었다. 그는 “인용수괴 정계선” 등을 외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주택가라 소리를 지르면 민원이 많이 들어올 수 있다”고 주의를 줬지만 계속해서 소리쳤다.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1인 시위를 주장하면서 거리를 두고 “탄핵 무효”, “정계선 사퇴하라” 등 구호를 외쳤고, 26일에도 집회를 열 계획이 있음을 전했다.

최근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정 재판관에 대한 인신공격과 음모론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의한 재판관 정계선 과거 행적 정리’라는 제목으로 정 재판관의 활동 단체, 재판 이력을 담은 게시글도 작성된 바 있다.

아울러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채팅방’에서는 정 재판관을 향해 “정신줄을 놓은 것 같다”, “다구리(몰매) 쳐야 다음 재판도 순탄할 듯” 등의 겁박과 욕설을 담은 채팅이 이어졌다.

앞서 윤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들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압박하기 위해 자택에 찾아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번에는 정 재판관의 자택도 찾아내 시위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재판관을 직접 압박하는 행위가 사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판결로 집 찾아가는 것은 어리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탄핵을 찬성하는 쪽에선 정 재판관을 보호하자는 주장도 나오며 갈등과 혐오가 극에 달하고 있다.

방재혁 기자(rhi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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