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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일)

갈피 못잡은 '재난문자·뒷북대응'에 인명 피해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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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초대형 산불이 경북 북부권에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특히 강풍을 타고 번진 산불에 미처 대피하지 못하거나 대피 도중 사고로 최소 15명이 숨지면서 관계 당국의 사전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대피했다 마을로 돌아온 주민들은 무너진 마을 모습을 보며 마음도 무너져 내립니다.

50여 가구가 사는 이 마을에 화마가 불어닥치며 7가구를 제외한 대부분이 잿더미가 됐습니다.

산불이 들이닥친 뒤 마을이 불바다로 변한 건 몇분도 채 되지 않은 말 그대로 순식간이었습니다.

<이재기/파천면 지경마을 주민> "불이 올라오자마자 한 2분도 안돼서 이 동네를 다 삼켜버렸어요. 불이 비처럼 쏟아졌어요. 그렇게 쏟아지니까 여기저기 (불이) 안 붙는 데가 없고…"

하지만 상황이 그런데도 대피 안내 문자는 받지 못했습니다.

가족에게 불이 번지고 있으니 대피하라는 연락을 받고 이웃들과 함께 몸을 빼기 시작했지만 불은 삽시간에 마을을 집어삼키기 시작했습니다.

<황진업/파천면 지경마을 주민> "(가족에게) 전화가 오기를 (안동) 길안천 불이 넘었으니까 빨리 대피하라 그러더라고 그래서 집에 가서 준비하는 동안 불이 벌써 여기 보여요. 불과 30초, 1분도 안 걸려요."

대피 문자를 받은 주민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타 지역 안내 문자들도 함께 쏟아져 들어오는 데다 일부는 가족 친지들의 안부 전화보다 늦은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긴급 안내 문자를 받고 대피하다 목숨을 잃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체계 없는 혼란스런 재난문자와 '뒷북 대응' 등으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다만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워낙 순식간에 퍼지면서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종근/산림청 대변인> "가가호호 방문해 직접 모셔서 나오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식으로 주민들의 안전한 대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날 영남권에는 순간 최대 초속 27.8m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의성을 넘은 불길은 안동을 지나, 청송과 영덕, 영양을 휩쓸었습니다.

이로 인해 청송과 영양, 영덕에만 20명 가까운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산불이 갈수록 대형화하는 만큼 대응 체계도 전면적으로 손질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영상취재 최문섭 · 이용준 · 임재균 · 송철홍 · 홍수호 · 양재준]

#경북 북부 #초대형산불 #대피_사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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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daegura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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