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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 (화)

“방화선 뚫리면 3시간 내 천왕봉 간다”... 지리산에 헬기 물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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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지리산 피해 2배 늘어

주한미군 치누크 등도 9시부터 작전

경남 산청 산불이 8일째 이어지고 있다. 밤 사이 지리산국립공원 내 피해 지역은 80ha로 2배로 늘었다. 축구장 112개 크기다.

지리산 천왕봉(1915m)으로 북진하던 불길은 북풍의 영향으로 정상으로 뻗질 않았다. 서쪽으로 방향을 튼 모양새인데, 여전히 국립공원구역 안이다. 붉은 화염과 희뿌연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28일 오전 7시 기준 산청 산불 진화율은 86%다. 하동 옥종면으로 번졌던 불길은 전날 밤부터 새벽까지 산림청 공중진화대·특수진화대·소방관 등 지상 진화 요원들이 사투를 벌여 사실상 잡아냈다. 이곳은 민가와 과수원 시설 등이 있어 불길이 번질 경우 인명·시설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 곳이다. 현재 잔불 감시 체제로 전환해 불씨가 다시 살아나지 않도록 정리하고 있다.

28일 오전 11시30분 경남 산청 산불 진화를 위해 투입된 육군과 공군의 치누크 헬기가 인근 산청 양수 상부댐에서 물을 담고 있다./산청=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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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지리산이다. 전날 밤과 새벽 사이 소량의 비가 내렸지만, 불길을 모두 잡아내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산청읍 기준 0.4mm 내렸다.지난 26일 오후 지리산국립공원 경계를 넘어선 불길은 지리산 주봉인 천왕봉까지 직선거리 4.5km까지 북상했다. 산림당국은 “거리로는 4.5km지만, 경사가 큰 곳이라 방화선이 뚫리면 3시간 안에 불길이 천왕봉으로 닿는다”며 “하동 진화 작전을 마친 특수진화대 등을 다시 이곳에 투입시켜 불길을 막아냈다”고 했다.

다행히 전날 오후 비가 내리면서 습도가 높아져 확산세가 주춤한 것도 도움이 됐다. 현재 지리산 쪽 불길은 삼장면 내원리와 대포리 쪽에 퍼져 있다. 산청군은 이곳 마을 주민들을 미리 대피시켰다.

산청 덕산사 삼층석탑과 건물들을 화재에 대비해 방염포로 둘러쌌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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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구제역 소독차가 산불 확산을 막기위해 야산에 물을 뿌리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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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방향에는 국립공원구역 안에 있는 덕산사(옛 내원사)가 있다. 산림당국 등은 덕산사에 있던 국보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한의학박물관으로 옮기고, 보물 삼층석탑에 방염포를 둘러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방염포는 열기 1000도 이상 올라가도 10분 넘게 버티고, 500~700도까지는 안정적으로 열기를 막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해인사 말사인 덕산사는 신라시대 때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고찰이다.

지난 27일 경남 산청 산불이 시천면 동당마을 일대에서 번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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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산불영향구역은 1740ha, 약 10km의 불길이 남았다. 산림당국은 “하동 쪽 불길을 잡아낸 만큼 오늘 투입할 예정인 헬기 36대를 지리산 쪽에 집중할 계획이다”며 “산청 산불 발생 후 가장 많은 헬기가 좁은 지역에 배치되는 것이다”고 했다.

사실상 이곳에 헬기로 물폭탄을 퍼붓겠다는 것이다. 이에 산청군은 오전 7시와 8시쯤 두차례 ‘시천면 및 삼장면에서 진행 중인 헬기 진화 작업과 관련하여, 물 투하지역 아래에 계실 경우 위험하오니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다. 주한미군 헬기 4대도 오전 9시쯤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일대 진화 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산청=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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