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덴마크 겨냥 “그린란드 주민에 소홀”
그린란드 향해선 “덴마크와 관계 끊어야”
28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이날 부인 우샤 밴스 여사와 함께 그린란드를 방문했다. 애초 우샤 여사 혼자 섬에서 열리는 문화 행사에 참여하는 간소한 일정으로 알려졌으나, 밴스 부통령도 동행하기로 하며 유럽은 물론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28일(현지시간) 북극 그린란드에 있는 미군 피투픽 우주 기지를 방문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장병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밴스 부통령은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1500㎞쯤 떨어진 섬 북쪽 끝에 자리한 미군 피투픽 우주 기지를 방문했다. 미사일 방어 시설이 있는 피투픽 기지는 이날 기온이 섭씨 영하 17도에 이를 만큼 추웠다.
그는 연설에서 “러시아, 중국 등 매우 공격적인 국가들의 침략으로부터 그린란드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 5만7000명의 주민이 사는 그린란드는 대규모의 미개발 광물 및 석유가 매장돼 있어 이를 탐내는 강대국이 많다.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섬의 북쪽 끝에 있는 미군 피투픽 우주 기지 전경. 러시아 등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부터 미국 본토를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AFP연합뉴스 |
밴스 부통령은 이어 덴마크 정부를 겨냥해 “당신네는 그린란드 주민들에게 좋은 일을 해주지 않았다”며 “이 놀랍고 아름다운 땅의 안보에 너무 적게 투자함으로써 러시아와 중국의 침략에 취약해지도록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간의 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이간질 시도로 풀이된다.
당사자인 그린란드 자치정부의 옌스-프레데릭 닐슨 총리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밴스 부통령의 언행을 지목해 “그린란드 주민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고 일갈했다. ‘덴마크와 관계를 끊고 우리와 손잡자’는 미국의 요구와 관련해 지난 1월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그린란드 주민의 압도적 다수가 그에 반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최근 실시된 총선에서도 반미를 외친 세력이 승리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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