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김지완 교수가 AI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을 활용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전용 마이크를 통해 입력된 의료진과 환자의 음성 데이터가 실시간 텍스트로 기록·요약되고, 주요 정보가 전자의무기록에 자동으로 저장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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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에서 한 환자가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의료비상팀(MET)이 즉시 현장에 출동해 심폐소생술, 약물 투약 등을 시행하는 동안 의료진 간의 긴급한 대화 내용은 응급카트에 설치된 태블릿PC의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기록, 요약된다. 당시 환자의 증세와 치료 내용 등을 담고 있는 데이터가 자동으로 의료정보시스템에 저장된다. 추후 주치의가 환자를 진료할 때 이 데이터를 활용한다.
의사가 환자에게 아픈 부위, 통증 정도를 물어보며 진료하는 동안 모든 대화 내용이 텍스트로 실시간 기록된다.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이 환자의 주요 증상, 질병 분류, 대화 요약을 진행하는 동안, 의사는 의무기록 작성을 위해 모니터를 보는 대신 환자의 이야기를 듣는 데 집중한다. 진료가 끝난 뒤에는 환자 치료에 필요한 주요 정보가 전자의무기록에 자동으로 저장된다.
위 사례처럼 치료 과정에서 나온 의료진의 대화 내용을 빠짐없이 기록으로 자동 저장해 환자 안전을 지키고 의료 질을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서울아산병원은 응급실, 병동, 진료실 등 모든 의료 환경에서 의료진과 환자 간 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요약해 의무기록 작성까지 자동으로 시행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구축했다고 2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023년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을 개발해 정형외과, 성형외과 외래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했고, 이후 효율성과 정확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최근 모든 진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분과별 의료용어와 수만 시간 분량의 진료 음성 데이터를 AI 모델에 학습시켜 의료진과 환자 간 대화의 인식 정확도를 높였으며, 전용 마이크를 활용해 주변 사람들의 말과 소음을 걸러내고 사람의 음폭 등을 정밀하게 계산하는 등 음성 인식률을 높였다.
병원 측은 “의료진은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을 활용해 의무기록 작성 대신 환자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고, 치료 계획의 근거가 되는 환자의 증상 정보를 빠짐없이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라며 “특히, 심폐소생술 등이 필요한 응급상황에서 긴박한 의료진의 대화를 실시간 텍스트로 변환해 의무기록으로 자동 저장하고 추후 활용할 수 있어 환자 안전을 지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현재 종양내과, 이비인후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16개 진료과를 비롯해 응급실, 정형외과 병동 등에서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며, 향후 모니터링을 거쳐 사용 범위를 점차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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