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자전거 탄 소년'·'크래쉬'·'너의 새는…' 잇따라 재개봉
"예술 외화 관심에 부응"…젊은 관객에겐 신작 같은 새로움 주기도
영화 '예언자' 포스터 |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최근 1년여 사이 해외 예술 영화의 흥행 사례가 누적되면서 세계적 거장 감독들이 전성기 시절 연출했던 옛 영화들이 속속 극장에 다시 걸리고 있다.
6일 영화계에 따르면 프랑스 감독 자크 오디아르가 2009년 내놓은 '예언자'는 지난 2일 재개봉했다.
나약한 10대 범죄자가 감옥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며 점차 거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오디아르 감독은 이 작품으로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고 이후 '디판'(2015)으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트랜스젠더가 된 마약 조직원을 주인공으로 한 '에밀리아 페레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13개 부문 후보에 들기도 했다.
다르덴 형제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영화는 보육원에서 생활하던 소년이 이웃 여성 사만다를 만나 난생처음으로 따스한 세상을 마주하는 과정을 그린다.
다르덴 형제는 '로제타'(1999)와 '더 차일드'(2005)로 황금종려상을 총 두 차례 받은 벨기에의 대표 거장으로, '자전거 탄 소년' 역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작이다.
영화 '자전거 탄 소년' 포스터 |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크래쉬: 디렉터스 컷'은 지난달부터 관객을 만나고 있다. 1996년 개봉한 '크래쉬'의 감독판으로 개봉 당시 삭제된 장면이 포함됐다.
그러나 크로넨버그 특유의 보디 호러(신체 변형·훼손이 나오는 공포물)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은 '크래쉬'를 걸작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크로넨버그는 '플라이'(1986), '비디오드롬'(1983) 등 인간의 육체가 파괴되는 모습을 통해 욕망과 정체성, 기술 등을 탐구한 보디 호러물의 창시자로 꼽힌다.
일본에서 주목받는 차세대 거장 미야케 쇼 감독의 2020년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는 오는 16일부터 다시 극장에서 볼 수 있다.
친구와 연인을 오가는 세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청춘 영화로 쇼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이다. 쇼 감독은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2016), '새벽의 모든'(2024) 등으로 차츰 한국 팬들에게도 인지도를 높여왔다.
영화 '크래쉬: 디렉터스 컷' 포스터 |
외화 수입·배급사들이 잇따라 거장들의 옛 영화를 다시 내놓는 이유는 최근 해외 예술 영화를 향한 젊은 관객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괴물'·'서브스턴스'(각각 관객 수 56만명)외에도 '존 오브 인터레스트'(20만명), '가여운 것들'(15만명), '퍼펙트 데이즈'(14만명), '추락의 해부'(10만명)가 흥행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콘클라베'(24만명)와 '플로우'(12만명) 등이 흐름을 타고 있다.
꼭 신작이 아니더라도 극장에서 볼 가치가 있는 뛰어난 작품이라면 어느 정도의 관객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깔려 있다.
'예언자'를 수입·배급한 판씨네마 관계자는 "해외 예술 영화가 주목받는 시기인 만큼 시네필(영화 마니아)이 원하는 영화가 무엇인지 조사한 결과 오디아르 감독의 초기작을 다시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개봉하는 작품이라고 해도 20∼30대 관객에게는 새로운 영화나 다름없다는 점도 흥행을 기대할 만한 요인이다.
'자전거 탄 소년' 수입·배급사 진진 관계자는 "처음 개봉한 지 오래된 데다 다르덴 형제 작품 중 가벼운 축에 속해 젊은 관객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포스터 |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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