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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리보고서] '美 리스크' 찍힌 1Q 실적 전망…46파이 시대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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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박대리] 관세 부담에 광물 전쟁 가속화까지…글로벌 통상 전쟁 가속

디지털데일리 소부장박대리 독자 여러분, 이번 주도 열심히 달린 박대리가 이차전지·에너지 이슈를 들려드립니다. <박대리보고서>에서는 금주에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뉴스를 선정해, 보다 쉽게 풀어드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박대리보고서와 함께 놓친 이차전지·에너지 이슈, 체크해보시죠.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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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끝나간 4월 초, 어느덧 배터리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한발짝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전기차 시장 둔화 여파가 지속되는 만큼 배터리 업계 역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가운데 격화된 미중갈등과 관세 등으로 불확실성이 두드러지면서 위기가 지속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6조189억원, 영업이익 67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캐즘 초기 진입 시기였던 작년 1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8%가량 감소하지만, 2분기부터 지속된 적자를 해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전기차 수요 저조에 따른 고객사의 재고조정이 이어지면서 중대형 배터리 판매가 줄었으나, 재고조정 강도가 예상보다는 크지 않으면서 수익성이 회복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주요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얼티엄셀즈가 예상 외 가동률을 회복하고, 테슬라·폭스바겐 등으로의 공급이 점진적으로 이뤄진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죠. 아울러 1분기 고환율 지속에 따른 상대적 환차익 수혜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반면 삼성SDI는 2분기 연속 적자 지속이 예상됩니다. 삼성SDI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조8574억원, 영업손실 338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LS증권은 삼성SDI가 1분기 영업손실 31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며 컨센서스와 부합한 예측을 내놓은 반면, iM증권은 4570억원의 영업손실을 예상하며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삼성SDI의 실적 부진에는 유럽 전기차 시장의 경쟁 심화와 부진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BMW와 피아트(FIAT) 등 주요 고객사의 재고조정 지속에 따른 물량 감소가 두드러진 가운데, 리비안향 2170 원통형 배터리 공급이 멈추면서 실적 부진의 골을 깊게 한 것으로 관측되죠.

SK온 역시 비슷한 흐름을 유지할 전망입니다. 비상장사인 탓에 별도의 실적 컨센서스가 집계되지는 않으나, 현대차그룹·포드 등 주요 고객사의 재고조정 흐름이 지속되는 만큼 판매량도 저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배터리 업계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상반기 부진에도 전기차 신차 출시 효과, 신규 프로젝트 가동에 따른 연말 반등이 이뤄지는 '상저하고' 흐름을 탈 것으로 봤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소비자 보조금 조항(30D) 철폐 등 단기적 리스크가 영향을 끼치고 있으나,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유지되는 만큼 성장동력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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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의 정책적 기류가 급변하면서 반등 시점이 다소 밀린 모양새입니다. 유럽 내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와중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통상 환경 악화 요인을 가속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3사의 경우 미국 현지 진출을 일찌감치 결정하면서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 하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부족한 현지 배터리 공급 대응이나 완성차 업체들의 부족한 수익성 등이 변수로 남은 모습입니다.

특히 배터리에 영향에 미칠 수 있는 자동차 관세의 경우 지난 3일 0시1분부터 적용됐는데요. 3월 26일 발표한 대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 및 핵심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는 겁니다.

이러한 관세 부과 조치는 미국 전기차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유럽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수입 전기차에 큰 타격이 예상되죠.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기업들 역시 고객사 포트폴리오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입니다. 전기차를 미국 내에서 조립·생산하는 완성차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둔 배터리 기업은 상대적으로 유리하겠죠. 미국 내 조립을 기반으로 하는 전기차는 이번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반면, 유럽 생산 비중이 높은 고객사에 의존하는 배터리사는 관세가 전가될 경우 수요 위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배터리 광물에 대한 불안감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최근 중국산 흑연 음극재에 대해 반덤핑(antidumping) 및 상계 관세(countervailing duty) 부과 여부를 가리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미국 음극활물질 생산자 협회(AAAMP)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2월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미국 산업이 실질적으로 지체되고 있다는 합리적 징후가 있다"라고 판단하면서 본격화됐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이를 근거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조사에 나섰고, 향후 일정에 따라 실제 반덤핑 및 상계 관세 부과 여부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죠.

만약 이번 조치가 현실화된다면 배터리 셀 가격이 적지 않게 올라갈 것으로 예견됩니다. BNEF 분석에 따르면 반덤핑 및 상계 관세가 적용되면 미국 내에서 중국산 흑연 음극재 구매 비용은 기존 대비 7배 증가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배터리 셀 원가는 NCM811 기준으로 킬로와트시(kWh)당 76달러에서 115달러로 51% 치솟죠.

한국 배터리 3사 역시 미국 시장향 중국산 음극재를 일정 부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체 공급처를 찾더라도 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도 존재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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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이 커지는 소식이 전해지는 사이, 국내 기업들에게서 희망섞인 내용도 나왔습니다.

31일 삼성SDI는 베트남 법인에서 4695(지름 46mm, 높이 95mm) 배터리 모듈 출하식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제품은 천안사업장에서 셀을 생산한 후 베트남에서 모듈로 조립됩니다. 초도 물량은 마이크로모빌리티용으로 미국 고객사에 공급될 예정입니다.

이번 양산은 기존 계획보다 1년 이상 앞당겨 이뤄진 조치로, 삼성SDI의 독자 기술력을 기반으로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에 따라 시작됐습니다. 4695 배터리는 고용량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와 자체 특허 소재인 실리콘 탄소 복합체(SCN) 음극재를 적용해 에너지 밀도와 수명을 높이고, 스웰링(부풀어 오름) 현상을 최소화했습니다.

미국 내 46시리즈 확대를 노리는 LG에너지솔루션도 애리조나 공장 건설을 절반 가량 완료했습니다. 이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은 5일 미국 내 최초 원통형 배터리 전용 공장인 애리조나 법인에 주요 지역 관계자를 초청, 공장 건설 현황을 공유하고 신규 인재 교육 센터 오픈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나희관 상무는 "애리조나 원형 배터리 공장 건설이 절반 이상 완료됐으며, 내년 중순 시제품 생산을 시작하고 연말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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