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순보유 잔고금액/그래픽=임종철 |
국내 증시가 관세협상과 세제개편 이슈로 방향성을 탐색하는 양상을 보인다. 코스피가 한 달 전 수준으로 돌아간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상위 종목에 대한 하방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4일 거래소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34포인트(0.91%) 오른 3147.75에 마감했다. 장중 상승 반전했지만 지난 거래일 4% 가까이 급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반등은 제한적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국내증시에서 리스크를 관리하는데 초점을 둬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세제 개편안과 관세 협상이 구체화할 때까지 코스피가 횡보할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가 최근 2개월간 가파르게 오른 만큼 일부 종목에서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대차거래잔고는 93조9551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차거래잔고는 기관투자자가 차입자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에 대한 잔고로 공매도 선행지표로 불린다. 증시가 본격적으로 상승 국면에 접어든 지난 6월 80조원을 돌파한 뒤 지난 1개월간 90조원 안팎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중이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금액이 가장 많은 코스피 종목은 셀트리온으로 6796억2806만원이었다. 뒤를 한미반도체(4763억2237만원), 포스코퓨처엠(3155억4769만원), 한화시스템(2052억5556만원), SKC(2021억8797만원), 카카오페이(1950억3258만원), 미래에셋증권(1720억4239만원), 아모레퍼시픽(1270억8272만원), LG생활건강(1139억5568만원)이 뒤를 이었다.
셀트리온은 최근 실적 전망치가 계속해서 하향조정된 탓에 공매도 잔고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425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갔음에도 높아진 증권가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하면 올해 연결기준 셀트리온 매출액 추정치는 6개월 전 대비 5% 줄어든 4조2610억원, 영업이익 추정치는 25% 감소한 1조1303억원으로 집계됐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통상 해외 법인들의 연결 실적이 집계되는 기간을 감안해 바이오제약 기업 중 가장 늦게 실적을 발표했으나 2분기에는 가장 빠르게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는 주가 변동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미국 시장 내 입지가 강화되고 비즈니스 모델 확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정부가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고 밝히며 수익성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에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단기에 주가가 급등하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 4월 1만원선에서 횡보했던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지난 6월23일 장중 2만53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재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87배로 청산가치인 1배에 근접한 상황이다.
높아진 주가를 반영해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 목표가는 상향하고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57.1% 상승한 2만2000원으로 제시한다"며 "다만 현재 주가 대비 제한적인 상승여력을 가져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춘다. 블록체인 관련 사업, 자사주 소각 가능성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삼성증권은 이러한 가능성을 수치화해 목표가에 반영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과거 국내 화장품 산업을 견인했던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중소형 화장품주 대비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65% 줄어든 548억원을 기록하며 전망치인 1375억원을 크게 하회했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라며 "중국 사업 정상화 여부와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보수적인 접근을 취해야한다"고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실적이 추정치에 부합했으나 하반기부터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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