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첫 한미정상회담이 이달 중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미국 측의 한국에 대한 ‘안보 청구서’ 주문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기지에서 대기 중인 미군 차량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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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첫 한미정상회담이 이달 중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미국 측의 한국에 대한 ‘안보 청구서’ 주문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앞서 타결한 관세협상의 세부내용과 후속조치 등과 함께 미국이 추구하는 ‘동맹 현대화’가 중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민감한 현안을 두고 한미 간 치열한 수싸움도 예상된다.

이와 관련 미 국방전략·정책의 핵심 책사인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의 발언이 주목된다.

콜비 차관은 지난달 31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통화에 대해 평가하는 취지의 글에서 “한국은 북한에 맞선 강력한 방어에서 더 주도적 역할을 기꺼이 맡으려는 것과 국방 지출 면에서 계속 롤모델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와 한국은 지역 안보환경에 대응하며 동맹을 현대화할 필요에 있어 긴밀히 연계돼 있다”면서 “공동의 위협을 방어할 준비가 돼있는 전략적으로 지속가능한 동맹을 만들기 위해 한국과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콜비 차관이 언급한 동맹 현대화는 미국이 막대한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를 짊어지고 미중 간 치열한 패권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맹들도 대중국 견제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미 측의 구상과 맞닿아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국방비 증액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주한미군 역할 조정 등 안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사안들과 직결된다.

특히 콜비 차관은 민간인 시절부터 한국군의 자체 대북방어 역량 확대와 주한미군 역할 조정을 주장해왔다.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주한미군에 대해 거론한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상 정상회담 자리에서 이 문제를 돌발적으로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한국으로서는 북한의 도발·위협 대응과 한중관계 등을 고려할 때 미 측의 주문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주한미군 문제만 해도 전면 철수, 감축, 역할 변경, 현상유지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지만 한국은 주한미군 규모나 역할에 변화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조현 외교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과 대화하고 있지만 주한미군에 대한 우려는 없다”며 “우리는 주한미군이 지금처럼 남아 있고 그들의 역할도 오늘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또 주한미군 감축이 한미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가정적인 질문이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박휘락 국민대 교수는 “주한미군과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지나치게 추측성으로 과장하는 경향이 있는데 냉정하게 봐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고 있는 만큼 한미정상회담에선 북핵 억제 방안 마련에 초점을 맞추면서 한국이 힘을 통한 한반도 평화를 이렇게 하려 하니 미국도 이러한 것을 지원해달라는 식으로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