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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주한미군 사령관, 전작권 전환 방식 두고 “지름길 택하면 우리 태세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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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 캠프 험프리스서 기자간담회
    주한미군 감축엔 "숫자보다 능력 중요"
    동맹 현대화엔 "75년 전과 지금 달라"


    한국일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8일 경기 평택 험프리스 미군기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주한미군 사령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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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임기 내 추진과 관련해 "빠르게 앞당기기 위해 지름길을 택하면 우리 태세를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환 시기에 연연하지 말고 현재 합의사항인 ‘조건이 충족했을 때 전작권 전환’ 기준을 그대로 이어가자는 얘기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8일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육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서 국방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견해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주한미군사령관, 유엔사령관을 겸직하고 있는 그는 “애초에 조건을 그렇게 (조건에 기초한 전환으로) 설정한 이유가 있고, 요인들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전작권 전환을 다급하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우리가 설정해 놓은 계획을 있는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작권 전환은 이르면 이달 성사될 것으로 점쳐지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동맹 현대화와 함께 주요하게 논의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다. 군 안팎에선 이 대통령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이번 정부 내 전작권 전환을 이루겠다고 공언한 만큼, 한미 정상 간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합의한 사항을 되돌려 ‘시기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으로 변경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꾸준히 나왔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조건에 기초한 전환을 전제로) 공동 평가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고, 조건이 충족됐을 때 언젠간 (전작권이) 전환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정부 내에 양국이 합의한 전작권 전환 조건이 충족될 경우 전작권을 전환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견해도 내비쳤다. 앞서 문재인 정부도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목표로 삼았지만 연합사 주요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군사능력 평가인 '기본운용능력(IOC)' 평가를 2019년 8월 완료했고, 윤석열 정부 때 전력 증강 등을 통해 '완전작전능력(FOC)'은 조건부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확충과 관련한 평가는 마무리되지 않았다. FMC의 구체적인 기준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로,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에 대한 판단 기준은 정세와 정권의 변화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어 결국 '정치적 합의'가 전작권 전환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리 군에서는 우리의 작전 능력이 주한미군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아주 힘든 주제”라며 조심스레 의견을 냈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 미군의) 숫자보다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미)정상회의 때도 숫자보다는 한반도 상주하는 우리 능력들이 어떤 게 있느냐에 대해서 초점이 맞춰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동맹 현대화의 개념을 묻는 질문엔 “(유엔사령부가 창설된) 75년 전 한국과 지금은 많이 다르다”며 “변화한 위대한 두 국가(한미)의 사회가 반영됐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쪽엔 핵무장한 나라(북한)도 생겼고, 점진적으로 러시아가 북한에 개입, 관여하고 있다”며 “중국 또한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군을 가진 두 나라에서 이성적으로, 변화된 작전 환경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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