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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조현병 치료제 '할로페리돌' 뇌 발달 방해...독성연, 유해성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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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신문

    할로페리돌 투여 시점·용량에 따른 독성 변화 그래프


    국가독성과학연구소(소장 허정두)는 김기석 첨단예측연구본부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조현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할로페리돌의 뇌 발달 방해를 입증했다고 13일 전했다.

    연구팀은 인간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뇌 오가노이드 모델을 이용해, 뇌 오가노이드의 성숙 단계별 약물 반응 양상을 관찰했다. 항정신병 약물인 할로페리돌이 Notch1 신호(세포 간 신호 전달 경로 일종)를 억제해 신경 발달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 항정신병 약물이 신경 발달에 미치는 부작용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장기간 약물 복용이 필요한 환자군에 약물 사용 유해성을 알리는 근거를 마련했다.

    연구진은 수십 일간 뇌 오가노이드에 할로페리돌을 노출하는 실험으로 뇌 오가노이드 크기 감소, 신경 발달 저해, 신경 구조 이상 발생을 관찰했다. 특히 Notch1 신호전달 경로가 감소하면서 신경줄기세포 정상 발달이 방해되는 양상을 확인했다.

    반면, 신경보호제인 프로피온산이나 Notch1 활성제인 발프로산을 함께 투여했을 때는 뇌 오가노이드 크기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간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약물 신경 발달 독성을 입증한 사례로, 기존 동물실험 기반 독성 평가 한계를 넘어서는 중요한 연구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Notch1 신호경로와 항정신병 약물 부작용 간 연관성을 규명해 향후 차세대 항정신병 약물 개발 및 부작용 예측 기술 개발에 과학적 기반을 제공했다. 또 약물-장기 상호작용을 세포 수준에서 정밀하게 모사할 수 있는 실험 플랫폼인 뇌 오가노이드 활용 가능성을 크게 확장했다.

    김기석 본부장은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항정신병 약물뿐 아니라 항우울제, 항경련제 등 중추신경계 약물 개발 과정에서 조기 독성을 걸러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약물 안전성 가이드라인 개발과 독성 평가 기준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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