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사흘 뒤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에 우크라이나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재확인했다. 또 '듣는 자리'라는 표현을 써 회담 성과 기대감을 낮췄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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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오는 15일 열리는 알래스카 회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양자 회담으로 진행되며 우크라이나 측은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회담 요청에 동의했다"며 "이 전쟁을 어떻게 하면 끝낼 수 있을지에 관해 더 나은 이해를 얻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담 장소는 미국 알래스카주 최대 도시인 앵커리지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입장을 "듣는 자리"라면서 종전 협상 관련 특별한 결과를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기대를 낮췄다. 그는 "이 양자 회담에 두 전쟁 당사국 중 한 당사국과의 만남이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면서 "종전 합의는 양국이 모두 동의해야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레빗 대변인은 알래스카 회담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양자 간 긴장 완화에 관해서도 논의할지 묻는 말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태미 브루스 국무부 대변인은 미·러 정상회담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문제가 논의되냐는 질문에 "대화가 정확히 어떻게 흐를지는 대화에 참여하는 두 정상을 제외하면 누구도 알지 못할 것"이라며 "(대화) 의제는 우크라이나"라고 강조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답방 가능성에 관해 "아마도 향후 러시아 방문 계획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3자 회담에 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도 향후 3자 정상회담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 뒤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해 다른 유럽 정상들과도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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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회담에서 제외된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로의 절차를 시작하려면 정상회담이 여러 차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키이우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두 차례의 양자, 한 차례의 3자 회담 등 세 번의 회담을 가져야 한다"며 "아마도 3자 회담이 끝나면 어떤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밝히며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미·러·우·튀 4개국 정상 간 회의 개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친분이 있으며 올해 3차례 진행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도 모두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렸다.

그는 또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안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형태로든 평화 협상에 유럽 국가가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유럽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우리 군에 대한 자금 지원을 포함해 우리에게 안전 보장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먼저 휴전하고 그 다음에 협상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한 어떤 결정도 정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와 사진 찍고 고립에서 벗어나고 제재를 늦추는 것 자체가 푸틴의 승리"라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알래스카 회담에 앞서 13일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이 참석하는 화상회의에서 종전 협상에 관한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설명할 계획이다. 이 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 JD 밴스 미 부통령과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폴란드·핀란드 정상,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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