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헝가리 총리, 미·러 정상회담 앞두고
"서방이 언제 러시아 승리 인정할지 관건"
EU 공동성명에 "우스꽝스럽고 한심해"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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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 총리는 또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서방이 언제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러시아가 이겼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로 인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가 관건"이라며 "유럽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시절 러시아와 협상할 기회를 이미 놓쳤고, 이제는 유럽의 관여 없이 유럽 미래가 결정될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는 15일 예정된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 유럽연합(EU)이 낸 성명에 대해서도 "회담에 초대받지 않은 EU가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한 성명을 낸 것은 자신을 우스꽝스럽고 한심하게 만드는 격"이라며 비판했다.
EU 회원국들은 12일 공동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노력을 환영한다"면서도 "정의롭고 항구적 평화는 독립·주권·영토 보전의 원칙을 비롯한 국제법을 존중해야 하며 무력에 의해 국경이 변경돼선 안 된다"고 했다. 또 "의미 있는 협상은 휴전 또는 적대행위 감소라는 맥락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며 "EU는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고유의 권리를 강조하며,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경로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성명에서 헝가리만 빠졌다.
헝가리는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지만 오르반 총리는 친러 성향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EU의 러시아 제재 결정 과정에서도 빈번하게 제동을 걸었으며,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지하는 내용의 이전 공동성명에도 빠진 바 있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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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3일 유럽과 미국, 우크라이나 정상들은 화상회의를 열고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날 회의를 마친 뒤 "후속 평화협상에는 우크라이나가 참여해야 하고, 휴전을 시작으로 기본 합의에 따라 적절한 순서로 진행돼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는 영토 문제를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만 이른바 '접촉선'(현재 전선)에서 출발해야 한다. 러시아의 점령을 법적으로 인정할지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즉각 휴전이 회담의 핵심 주제이길 바란다"며 "러시아가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제재를 유지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첫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바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3자 회담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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