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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휴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을 혐오하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7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습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와 푸틴은 15일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정상회의의 비공개 대화 자리와 공개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바이든 전 대통령 탓에 벌어졌다고 비난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이든의 전쟁"이라고 칭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써 오던 표현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3년 반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시작하기 전에 바이든 전 대통령이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만약 2022년에 트럼프가 여전히 현직 대통령이었다면 전쟁이 벌어지지 않았으리라고 트럼프에게 맞장구를 치면서 그의 자존심을 치켜세워줬습니다.
트럼프의 주장에 따르면 푸틴은 정상회담 때 비공개 대화 자리에서 '트럼프가 실제로는 2020년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했으나 민주당이 승리를 훔쳐갔다'는 취지의 트럼프 주장에 동의를 표현했습니다.
트럼프는 15일 정상회의 종료 후 당일에 폭스뉴스 '숀 해니티' 인터뷰에서 이런 주장을 펴면서 "나는 그(푸틴)가 이제는 우리 나라를 존중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바이든 때는 우리 나라를 존중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푸틴)가 (트럼프가 계속 대통령이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을 때 나는 매우 기뻤다"며 "대통령이 유능했더라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숨진) 이 모든 생명들이 살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NYT는 "미국 현직 대통령이 전쟁범죄 혐의를 받은 외국 독재자와 무대에 함께 나와서 전직 미국 대통령을 마구 공격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측면에서는 자국 지도자들보다 폭압적인 러시아 지도자와 공통점이 더 많다"는 점이 이번 발언을 계기로 부각됐다고 지적했습니다.
NYT는 푸틴이 흥분해서 하는 발언을 들었다는 사람들을 익명으로 인용해 "푸틴은 권력을 잡은 4반세기동안 미국 대통령 5명을 상대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 러시아의 우려를 무시해왔다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런 발언을 통해 '적의 적은 우리 편'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감을 끌어냈다는 게 NYT의 지적입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감과 인정욕구를 파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국 지도자들의 자존심과 약점을 자극하는 데 능수능란하다는 점도 함께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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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good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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