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지수, 장중 4만4000선 근접
美 관세 부담 덜고 日 경제 낙관론까지
일학개미 올해만 6000억 넘게 순매도
NHK “日 증시 급등 따른 과열 우려”
‘금리 인하→円高’ 단기 조정 가능성 ↑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게티이미지뱅크, 신동윤 기자 정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 닛케이225 평균주가(이하 닛케이지수)가 날마다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대미(對美) 관세 부담을 덜어낸 데 이어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경제 성장률 덕분에 일본 경제 ‘낙관론’에 불을 지핀 덕분으로 읽힌다.
이런 상황을 일학개미(일본 증시 소액 개인 투자자)는 역사적 고점 기록 행진을 중장기적으로 함께 하겠다며 추가 매수에 나서기보단,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도세로 ‘차익 실현’의 기회로 삼는 분위기다.
매일 ‘사상 최고’ 기록 쓰는 日 증시
19일 도쿄(東京)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닛케이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0.77% 오른 4만3714.31로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오후 12시 42분에 닛케이지수는 일간 최고점인 4만3835.12를 기록하며 4만4000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주에만 종가 기준으로 세 차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닛케이지수가 종가 기준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4월 7일(3만1136.58) 대비 이날 전날 종가까지 닛케이지수의 상승률은 무려 40.4%에 이른다.
[AF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본 증시엔 대내외적으로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전문가 평가가 이어진다.
대외적으론 미일 관세 협상 타결로 관련 부담이 경감된 데다,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유예 조치가 연장된 게 일본 증시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단 분석이 나온다. 대외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0.37%)를 2배 이상 웃돈 1.0%를 기록했다는 점도 일본 경제에 대한 ‘낙관론’에 힘을 보탰단 평가다.
일본 일간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닛케이)은 “GDP 성장이 일본 경제-기업 실적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이어지며 매수세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고, 아사히(朝日)신문은 “GDP 증가율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후퇴 가능성이 작아진 게 닛케이지수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EPA]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관세 협상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 완화는 일본 내수 반등 기대감은 물론, 증시 수급 강화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불확실성 리스크 해소에 금리 정상화로 수익성 개선까지 맞물리면서 자동차, 철강, 조선, 기계, 금속, 화학 등 수출주뿐만 아니라 은행주 등의 강세도 동반 중”이라며 “글로벌 투자자금 흐름이 동아시아 시장으로 집중되는 상황 속에 단기적으로 일본 주식시장은 수급 여력 확보를 통해 현 주가 레벨 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일단 벌고 다음 노리는 일학개미
이런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은 연일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일본 증시에서 투자 비중을 높이기보단 강력한 매도세를 통해 ‘차익 실현’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는 일본 증시에서 4억4266만달러(약 6130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시 투자 금액을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11년 이후 매해 같은 기간(연초~8월 15일)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큰 규모의 순매도액을 기록한 것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올해 월별 기준으로 봤을 때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일학개미는 순매도세를 보인다.
8월 들어서만 일학개미는 1억4079만달러 규모의 일본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절반만 지난 시점에 올해 월간 기준 최대 순매도액인 지난 4월 1억8105만달러의 5분의 4 수준까지 도달한 만큼, 지금 속도라면 월간 최대 순매도액 기록도 갈아 치울 기세다.
15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일학개미들은 주가가 급등한 종목들에 대해 강력한 매도세를 보였다. 매도액 1위를 기록한 코나미(7877만달러) 주가는 최근 1개월간 24.10% 급등했다. 뒤이어 반다이남코(매도액 3843만달러·주가 등락률 24.27%), 세가(1765만달러·10.22%), 넥슨(1579만달러·21.05%), 닌텐도(1121만달러·12.99%), 산리오(884만달러·40.95%), 토요타자동차(752만달러·15.38%) 등도 주가 급등세에 맞춰 일학개미의 ‘차익 실현’ 움직임이 활발했다.
최근 급등세가 이어진 만큼 닛케이지수가 ‘과열’ 국면에 들어선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한 일본 시장 관계자는 NHK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사상 최고치 경신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만, 한편으로는 주가 급상승에 따른 부담도 지적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예상을 웃도는 7월 미 생산자물가지수(PPI)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으로 확률이 하락하긴 했지만,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오는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은 84.8%에 이른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쓰던 1년 전만 해도 추가 상승 가능성에 베팅하며 중장기 투자에 나서는 일학개미들의 순매수세가 강했다”면서 “반도체 등에 대한 미국의 품목 관세 리스크가 여전하고, 미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엔고(円高) 부담도 언제든 가중될 수 있는 현실 속에선 단기적 조정 장세에 대비하려는 투자자 움직임이 활발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여론이 두드러지기 전까지 닛케이지수는 상방 압력이 하방 압력을 억누르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9월 미국 증시의 하락 변동성이 커질 경우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탓에 엔화 강세 흐름이 나타나고, 일본 증시의 하락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조정세가 진행될 경우 일본 주식 비중을 확대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