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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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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사찰음식, 최고의 요리학교 CIA에서도 만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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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무형유산 지정 기념 ‘사찰음식 국제학술 심포지움’

    경향신문

    CIA 브렌던 월시 학장. 불교문화사업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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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 스님과 차를 마시면서 기도문을 하나 읽게 되었어요.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을 버리고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삼아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깜짝 놀랐어요. 여기에 우리가 하던 고민의 해법과 미래가 다 들어 있었습니다.”

    프랑스 르 코르동블루와 함께 세계 양대 요리학교로 꼽히는 미국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브렌던 월시 학장은 19일 서울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사찰음식 국제 학술 심포지움’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가 소개한 기도문은 ‘오관게’다. 이는 음식에 깃든 모든 주체의 정성에 대해 감사하며 수행의 자세를 되새기는 사찰음식문화의 정수이자 핵심이다. 그는 “미식이란 무엇인지,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으로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가 늘상 고민의 주제였는데 사찰음식에 답이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 학교의 교과 과정에 사찰음식을 어떻게 녹여내고 구체화할 것인지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심포지움은 지난 5월 사찰음식이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마련했다. 월시 학장 외에도 사찰음식 명장 적문스님을 비롯해 각국의 음식연구자들이 함께 했다. CIA의 유일한 한국인 교수인 양종집 교수, 공만식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 토마스 두보이스 북경사범대 교수, 파올로 코르보 이탈리아 미식과학대학교 교수 등이 주제 발표자로 참여했다.

    ‘사찰음식의 정신’에 대해 발표한 적문 스님은 “사찰음식에는 일반적인 음식의 5가지 맛 외에 ‘싱거운 맛’(淡)을 포함한 6미의 조화로움이 있어야 한다”면서 “사찰음식은 건강한 먹거리 이상의 정신적인 치유, 자연과의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두보이스 교수가 ‘중국 종교 채식의 과거와 현재’라는 주제로 소개한 내용이다. 중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등 북방 불교권에 속하는 국가의 사찰음식 문화에서 육식 금지가 확립된 것은 6세기 중국 양나라 무제가 ‘단주육문’을 발표하면서부터다. 하지만 8세기 중국 당나라 시대는 중국 역사상 불교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시기였으나 당시 불교의 문화적·상징적 힘은 ‘통째로 구운 양고기, 찐 당나귀 고기, 곰 발, 사향고양이 고기, 사슴의 혀 300개로 만든 요리’ 등 피비린내 나는 육식 연회속에서 구현됐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정관스님(오른쪽)과 월시 학장이 심포지움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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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은 선임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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