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차악을 뽑아달라”는 한동훈 전 대표의 지난 23일 페이스북 메시지였다. 한 전 대표가 사실상 김 후보에게 표를 주라고 독려한 날 김 후보는 TV 토론에서 ‘한 전 대표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중 누구를 공천하겠냐’는 물음에 “전씨 대신 한 전 대표를 공천하겠다”고 발언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에선 “김 후보와 한 전 대표 사이에 묘한 연대 전선이 형성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자 강성 보수 유튜버는 일제히 김 후보에게 공세를 폈다. 고성국TV(구독자 130만명)는 25일 유튜브 방송에서 “김 후보가 한동훈을 공천하겠다고 한 발언에 충격받고 청심환을 찾는 분까지 있었을 것”이라며 ‘야합’이라는 자막을 달았다. 성창경TV(구독자 122만명)도 전날 “한동훈은 광화문 광장에 나간 사람과 보수 유튜브를 ‘극우’라고 적대시하는 데 같이 갈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반대로 한 전 대표 팬클럽에선 장 후보를 공격하며 김 후보를 지지 선언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회원 수 9만5000명의 팬카페 ‘위드후니’에서 한 회원은 전날 “지난 대선 때도 찍을 사람이 없어 투표를 안 했는데, 살다 살다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를 다 하게 됐다”고 썼다. 다른 회원은 “‘윤 어게인’ 같은 강성 극우는 버려야 하지만 온건 극우는 변화시켜야 한다. 온건파인 김문수로 투표하자”고 독려했다.
당초 찬탄 지지층에선 ‘투표를 포기하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한 전 대표의 “차악” 발언 이후 분위기가 달라진 모양새다. 지난해 ‘한동훈 대표 체제’에서 당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한 전 대표의 최측근이었다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갈라선 장 후보가 전당대회 내내 친한계를 향해 “배신자, 내부총질자”라고 공격한 것도 배경이 됐다. 친한계 의원은 “장 후보가 TV 토론에서 한 전 대표 대신 전한길 씨를 공천하겠다고 언급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장 후보만은 떨어뜨려야 한다는 기류가 커졌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결선 투표율이 본경선(44.39
김·장 후보는 25일에도 통합에 관해 엇갈린 메시지를 냈다. 김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TV에서 “저는 찬탄·반탄으로 흩어진 당내를 통합할 수 있는 포용과 단합의 리더십이 있다”며 “이재명 정부와 맞서 싸우기 위해 당을 단합하는 게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반면 장 후보는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밖에 있는 50명의 적보다 안에 있는 적 1명이 훨씬 더 위험하고 조직을 망가뜨리기 쉽다”며 “우리 당이 탄핵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도 당론과 반대로 가는 사람을 지도부가 묵인하고 용인한 결과”라고 했다.
김규태 기자 kim.gyut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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