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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경주 APEC 남북미 정상 만남 현실화되나…관건은 北반응 [한미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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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다자외교 무대 기피…핵보유국 인정 전제 달아

    김여정, 김정은 APEC정상회의 초청 ‘헛된 망상’ 선그어

    APEC 개최 경주 대신 판문점 남북미 정상 조우 가능성

    헤럴드경제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영접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기자들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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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워싱턴DC)=서영상 기자, 신대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5일(현지시간) 북미 정상 간 대화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조성됐던 ‘한반도의 봄’이 다시 한번 찾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대화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이 ‘페이스메이커’로 지원할테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피스메이커’ 역할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매우 좋은 일이라며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최근 잇단 담화에서 자신과 미국에 대해 비난하면서도 북러 정상 사이의 특별한 관계는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다는 점을 거론하는가 하면 “저의 관여로 남북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상태인데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추켜세우기까지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언급하면서 “서로 대화할 준비가 된다면 그런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호응했다.

    또 “나는 김 위원장을 여동생(김 부부장)을 제외한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장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과 관련해선 오는 10월 예정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정상회담 뒤 취재진의 질문에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김 위원장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도 “어려운 질문이지만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면 상당히 좋을 것”이라면서 “다시 한번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계기 방한시 북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전망했던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이 대통령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피스메이커’ 언급을 “신의 한수”라고 평가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이 재개될 경우 “어쩌면 트럼프의 꿈인 노벨평화상 수상도 그려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신중한 모습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APEC 정상회의에 북한을 초청하는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온다면 여기서 김 위원장과 만나는 게 어떻겠느냐는, 선후관계가 있는 제안이라 서로 연동돼 움직이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예측”이라며 말을 아꼈다.

    관건은 북한의 반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 북러밀착에 공을 들이면서 북미대화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북미 간 핵문제를 둘러싼 핵보유국 인정과 비핵화라는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정상 간 만난다고 해도 해법을 도출하기 쉽지 않은 형편이다.

    김 위원장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이후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에도 참석하지 않는 등 다자외교무대를 극도로 기피해왔다는 점도 APEC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을 낮추는 대목이다.

    특히 김 부부장은 앞서 잇단 담화를 통해 북미 접촉은 미국의 희망일 뿐이라면서 김 위원장의 APEC 정상회의 초청 가능성에 대해 ‘헛된 망상’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다만 김 부부장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진 않다며 북미 정상 간 대화 자체에 대해서는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 때문에 지난 2019년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으로 이동해 김 위원장과 만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앞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북미 간 대화의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할 경우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가능성에 주목한 바 있다.

    이 경우 이 대통령도 판문정으로 향한다면 남북미 정상이 자연스럽게 조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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