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 조선업을 높이 평가했지만 정작 조선주는 이날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새로운 모멘텀이라기보다는 차익실현 계기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실적기대감이 풍부한만큼 중장기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26일 거래소에서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 대비 7100원(6.18%) 하락한 10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HD현대중공업도 1만8500원(3.80%) 내린 46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25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 간 무역 협력 확대를 강조하며 조선업을 부각했다. 그는 "한국은 조선업을 잘한다"며 "한국이 미국 국민을 활용해 미국에서 직접 선박을 건조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개장 전까지는 조선주 강세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장이 열리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조선주와 조선 기자재주 다수는 오히려 낙폭을 확대해 하락 마감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부터 한국 조선업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고 한국 역시 중국과 경쟁 속에 미국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기대감 속 조선업종은 관세 무풍지대로 꼽히며 홀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새로운 내용이라기보다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수준에 그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도 조선주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조선업계에서는 노란봉투법이 통과될 경우 원청 기업 노조 리스크와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날 조선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한화오션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2022년 하청노조 파업으로 제기한 470억원대 손해배상을 조건 없이 취하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1년간 조선주 상승폭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미정상회담은 투자기간이 짧은 투자자들에게는 셀온해야하는 이벤트라는 시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나 단기간 대 미국이 조선업 재건을 직접적으로 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게돼 한국 역할이 더 많아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국내 조선업계 수혜가 구체화하는 시점까지 긍정적인 투자시각을 유지해도 좋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국내 조선사들도 본격적으로 미국과 협력에 나서기 시작했다. HD현대는 25일(현지시각) 미국계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탈, 한국산업은행과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맺었고 삼성중공업도 같은 날 비거 마린 그룹과 미국 해군 지원함 MRO(유지·보수·정비) 관련 MOU를 체결했다.
하반기 조선주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한화오션이 중국 저가수주공세가 더이상 국내 조선사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국내 조선업 가격 협상력에 우호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13만원으로 올렸다. KB증권은 HD현대중공업이 글로벌 발주가 절반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도 올해 상반기에만 신규수주 목표 절반 이상을 달성했다며 영업이익률 상승 흐름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목표주가를 43만5000원에서 55만원으로 상향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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