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화 필리조선소 시찰
“마스가 프로젝트로 한미 윈윈”
김동관 동행…제도지원 美에 요청
3박 6일 일·미 순방 마무리 귀국길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미국 해사청 발주 국가안보 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의 명명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 선박은 미국 해사청이 발주한 국가 안보 다목적 선박(NSMV) 5척 중 3호선이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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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조선협력의 상징인 한화 필리 조선소에서 한미 동맹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길 기대합니다’(이재명 대통령, 한화 필리조선소 방명록 서명)
이재명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오후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의 상징으로 떠오른 필라델피아 필리 조선소를 찾아 “대한민국의 기업인과 근로자들이 허허벌판에 ‘K-조선’의 기적을 일궈냈듯, 한-미가 힘을 모아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기적을 현실로 빚어내자”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조선업이 미국의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 조선업 부활에 기여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선다”고도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알링턴 국립묘지 헌화를 마지막으로 워싱턴DC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필라델피아를 향해 공군1호기에 탑승했다. ▶관련기사 3·4·8면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서재필 박사의 기념관을 방문했다. 26년 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방문한 후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필리조선소에서 “마스가 프로젝트로 미국 조선업과 대한민국 조선업이 더불어 도약하는 ‘윈윈’의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제가 트럼프 대통령께 제안한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프로젝트는 단지 거대한 군함과 최첨단 선박을 건조하겠다는 비전만이 아니다”면서 “사라진 꿈을 회복하겠다는 거대한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제1의 저력과 역량을 마주한 필리조선소는 최첨단 선박기술을 보여주는 미국 최고의 조선소로 거듭날 것”이라며 “필리조선소를 통해 72년 역사의 한미 동맹은 안보, 경제, 기술 동맹이 합쳐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의 새 장을 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미 조선 협력의 주역은 여기 계신 기업인과 근로자 여러분”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협상 카드가 됐던 ‘마스가 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위해 일찌감치 필리 조선소 시찰 일정을 이번 순방길에 넣어뒀다.
한화그룹이 지난해 1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필리조선소는 한국의 조선 기업이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한 첫 번째 사례다.
필리조선소엔 약 1700명의 숙련된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현재 연간 1.5척 수준인 건조량을 중장기적으로 20척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다. 사업 확장에 따라 인력은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한화오션의 기술 인력 훈련 프로그램 등 고도의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의 용접 로봇, 자동화 설비 등 스마트 생산·안전 시스템 도입뿐만 아니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한국 조선산업의 생태계 노하우를 접목해 미국 조선 시장의 부활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필리조선소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미국 해사청이 발주한 국가안보다목적선(NSMV : National Security Multi-mission Vessel)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의 명명식에 참석했다.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는 ‘한화 필리조선소’로 새출발한 이후 처음으로 완성된 선박이다. 한화 필리조선소는 미국 해양청(MARAD)이 발주를 받아 척당 3억 달러의 가격으로 총 5척의 NSMV를 건조 예정이며, 오늘 명명되는 선박은 그 5척 중 3호선이다.
선박은 평시에는 해양대학교 사관생도들의 훈련용으로 활용되다가 비상시에는 재난 대응 및 구조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다목적선이다. 특히, 한국의 조선 전문기업인 디섹(DSEC)이 설계와 기자재 조달부터 참여하는 등 한국의 기술과 공급망, 미국의 시설과 인력이 결합해 공동으로 건조해 낸 한-미 간 조선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회사 관계자는 필리조선소에 대한 추가 투자로 중장기적으로 LNG운반선 등 대형 첨단선박을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동석한 미 정부 인사들에게 한국 기업의 투자가 원활히 진행되고 미국 내 사업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화 필리조선소 도크를 돌며 현장을 시찰했다. 골리앗 크레인과 선박 블록을 만드는 조립공장 3곳, 공정이 진행 중인 회색빛 대형 선박 블록 등을 둘러봤다. 현장 설명을 맡은 이종무 필리조선소장은 향후 투자 계획과 관련해 “인근 부지에 약 12만 평 규모의 블록 생산기지를 신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약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확장이 완료되면 직원 수는 7000명 이상 확대된다. 주변 공급망 확대 및 간접 고용인원까지 포함한다면 고용 효과는 1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과 같은 펜으로 ‘한미 조선협력의 상징인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한미 동맹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길 기대합니다’라는 문구를 넣은 방명록에 서명했다.
당초 벤스 부통령이 이 대통령의 방문에 동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사실상 미국 측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미국 측 인사로는 조시 샤피로 미국 펜실베니아 주지사, 토드 영 상원의원 등이 함께했다.
한편 모든 일정을 마친 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 시간으로 28일 새벽 서울공항에 도착하면 숨 가빴던 3박 6일의 순방 일정이 막을 내린다.
필라델피아=서영상 기자, 문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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