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등 가자 병원 폭격 "용납 못해"
트럼프, 27일 가자 전후 회의 개최
26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 있는 나세르 병원에서 라이브 영상을 녹화하던 중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로이터통신 카메라 기자 후삼 알 마스리가 사망한 현장의 풍경. 칸 유니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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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병원을 공습한 목적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감시용 카메라를 파괴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는 가운데 미국은 조만간 가자지구 전후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다.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전날 칸 유니스 나세르 병원 공습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칸 유니스에서 작전 중이던 골라니 여단이 병원에서 하마스가 설치한 감시 카메라를 발견했으며, 즉각적인 위협이라고 판단해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가 IDF의 병력 활동을 감시하고 테러를 모의하는 용도의 카메라로 파악됐으며, 하마스가 의료시설을 군사 목적으로 사용해왔다는 점이 이번 조사 결과를 뒷받침한다는 게 이스라엘 측 주장이다. 에얄 자미르 IDF 참모총장은 "하마스가 병원을 포함한 민간 기반시설을 은밀한 정보 수집과 테러 공격 지휘에 활용하고 있다"며 "이번 사망자 중 6명이 테러리스트였으며, 이들 가운데 1명은 (2023년 10월) 이스라엘 영토 침투에 가담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IDF의 공습으로 나세르 병원 4층 외벽 계단이 폭격을 당하면서 언론인 5명을 포함해 의료진 등 20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례적으로 민간인들이 피해를 당한 것에 유감을 표했다.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공습에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타민 알키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충격적인 일이며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 사건과 언론인을 포함한 모든 민간인 사망에 대해 철저하고 독립적인 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민간인과 언론인들은 그 어떤 경우에도 보호돼야 한다"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은 가자지구 전후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대규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이날 미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내일(27일) 백악관에서 대통령 주재로 대규모 회의가 열릴 것"이라며 "우리는 매우 포괄적인 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주의적 동기를 반영한다"면서 "많은 이들은 이 계획이 얼마나 탄탄하고 좋은 의도를 가졌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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