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백악관 도착 장면 포착
2시간 반 전 SNS서 '숙청' 언급 불구
정상회담 자리에선 "분명 오해일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한 이재명 대통령을 환영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이 한국의 숙청 상황에 대해 걱정하냐는 질문을 던지자 가짜뉴스라는 내용의 귓속말을 하고 있다. 위온(WION) 페이스북 동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에 도착한 이재명 대통령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었던 "한국에서 숙청이 일어나고 있다"는 글과 관련해 "가짜뉴스"라고 직접 정정했다.

인도 매체 '위온(WION)'이 26일 페이스북에 업로드한 영상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백악관에 도착하자 직접 나와 악수하며 환영의 인사를 건넸다. 그때 취재진 쪽에서 한 여성이 "대통령님, 한국에서 일어나는 숙청(purge)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까"라고 소리쳤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직후 이 대통령 쪽으로 고개를 숙인 뒤 귓속말로 "우리는 저들을 가짜 뉴스라 부른다(We call them the fake news)"고 말하는 장면이 기록됐다.

이후로도 여성은 수차례 "숙청"이라는 단어를 외쳤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반응하지 않고 "우리는 좋은 회담을 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을 안내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 같은 질문이 나온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2시간 30분 전 자신의 SNS에 올린 한국 관련 글에 '숙청'이라는 단어가 담겼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숙청 또는 혁명같아 보인다. 우리는 그걸 받아들일 수 없다"고 썼고, 한국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내란 세력에 대한 특검 수사를 비판하는 내용이라는 해석이 나오며 극우 세력을 중심으로 일종의 기대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과 만나는 순간 건넨 귓속말의 내용은 "가짜 뉴스"였다. 이후 이어진 한미정상회담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 기관으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 대통령에게 설명을 요청했고, 이후 "분명 오해라고 생각한다"며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