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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08.26.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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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낮 12시33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재명 대통령이 차량에서 내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른손으로 악수하며 왼손으로 이 대통령의 어깨를 두드린다.
두 정상이 카메라를 향해 나란히 서서 포즈를 잡을 즈음 누군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한국의) 숙청을 걱정하는가"라고 외쳤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뭐라고 속삭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은 "우리는 저들을 가짜뉴스라고 부른다"(We call them the fake news)였다고 27일 인도 매체 '위온'이 보도했다.
숙청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약 3시간 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올린 표현이다. 그는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 우리는 거기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WHAT IS GOING ON IN SOUTH KOREA? Seems like a Purge or Revolution. We can't have that and do business there)고 적었다.
(캐내내스키스 AFP=뉴스1) 강민경 기자 =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지난 6월 16일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 2025.6.16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캐내내스키스 AFP=뉴스1) 강민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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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3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이 숙청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표현한 것은 그 사이 진상을 인지하고, 오해가 풀렸단 의미다. 이 과정에서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상황을 설명한 인물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다.
정상회담 약 1시간 전 와일스 실장과 만난 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메시지와 관련한 오해를 불식시켰다. 그리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인 와일스 실장에게 정확한 사실관계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와일스 실장은 미국 언론에 '얼음여인'(Ice Maiden)로 소개될만큼 냉철한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실장은 와일스 실장과의 회동을 위해 2주 간 공을 들였다고 한다. 사상 처음으로 양국 비서실장 간 '핫라인'이 구축된 것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 가운데 하나다.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08.26. bjko@newsis.com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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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마타멜라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은 '외교참사'의 사례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21일 백악관에서 열린 라마포사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갑자기 남아공의 흑인 급진 좌파 정치인에 의한 집단 백인 농부 학살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월28일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충분히 감사해 하지 않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몰아붙였고 한 미국 기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복장을 문제를 삼기도 했다.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정책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8.26.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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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앰부시(ambush·매복) 외교'를 선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이 대통령이 시종일관 우호적 분위기를 연출한 것은 '인간 트럼프'에 대한 철저한 준비의 결과물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미 전 '인간 트럼프'에 대해 철저히 분석했다. '거래의 기술'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다수의 인물로부터 조언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생중계된다는 점도 적극 활용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 "피스 메이커(peace maker)"라며 연신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고 이는 유튜브 등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피스 메이커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듣기 좋아하는 표현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오찬 후 "대단한 사람들" "대단한 협상"이라며 화답했다.
(인천공항=뉴스1) 김명섭 기자 = 강훈식 대통령비서실 비서실장이 24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8.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공항=뉴스1) 김명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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