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트닉 장관 CNBC 인터뷰서 한·일 지목
“美사회기반시설 건설에 자금 댈 것”
트럼프 행정부, 방산업체 지분인수 시사
진행자 “팰런티어, 보잉…적정선 어디냐”
공화당內 “앞으로 어떤 산업도 가능”
“향후 민주당에 정부 소유권 확대 빌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의 대미 투자금으로 국가경제안보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 CNBC와 인터뷰에서 “한국 자금, 일본 자금을 비롯한 다른 나라 자금으로 국가경제안보기금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그들은 미국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위해 우리에게 자금을 댈 것”이라며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이용해 성사시킨 거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관세에서 나오는 자금을 활용한 게 아니라, 세계가 번영하려면 강력한 미국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국가들의 약속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은 미국에 총 3500억달러(약 488조원)의 투자안을 제시해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일본도 지난 7월 일본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대신 자국 정부가 지원하는 대출과 보증을 통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66조원)를 투자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과 관세 협상 타결 이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투자 이익의 90%를 미국이 보유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대미 투자금 용도와 이를 활용할 펀드 명칭을 이전보다 다소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의 지분 확보와 비슷한 방식으로 미국 방산업체의 지분확보를 고려 중이라고도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진행자가 “미국 정부가 ‘우리는 (AI 방산기업) 팰런티어 서비스를 이용 중이니, 지분을 원한다, 보잉 서비스를 이용 중이니, 지분을 원한다’고 말하지 못할 이유가 있나. 적정선은 어디인가”라고 묻자 “방위산업(의 지분 확보 문제)에 관해 엄청난 논의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록히드마틴은 매출 97%를 미국 정부에서 만든다. 그들은 사실상 미국 정부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경제성은 어떤가. 나는 국방부 장관과 부장관에게 그것(결정)을 맡기겠다”면서 “그들은 그 일을 맡고 있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반도체법에 따라 지급하는 보조금을 “대기업에 무료로 돈을 주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인텔에 지급할 보조금 액수만큼의 지분 10%를 확보했다.
러트닉 장관의 이날 언급은 반도체법 보조금과 비슷한 방식으로 정부와의 계약이 매출의 주를 이루는 방산기업의 지분까지 확보할 수 있으며, 현재 국방부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민간 기업 지분 인수 시도에 대해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랜드 폴(켄터키·공화) 연방 상원의원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보낸 성명에서 “오늘은 인텔이고, 내일은 미래의 상무장관이 통제하기로 결정한 어떤 산업이든 될 수 있다”며 “보수 진영이 이를 지지한다면, 향후 민주당에 민간 부문에 대한 정부 소유권 확대를 위한 청사진을 넘겨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