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28일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가 사실상 ‘대여투쟁 출정식’으로 변모했다. 장동혁 신임 대표는 “가죽을 벗기는 희생”을 강조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강경 기조를 드러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로 5선의 나경원 의원이 지명되면서 추미애 민주당 법사위원장과의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및 의원들이 28일 오후 인천 중구 용유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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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 취임 후 첫 연찬회는 인천 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렸다. 그는 “이재명 정권의 국가 허물기를 막아내기 위해 투쟁하고 혁신해야 한다”며 “이번 연찬회가 우리의 가죽을 벗기는 희생을 통해 혁신을 다짐하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이재명 정권과 싸우기 위한 전쟁터로 나가기 위한 출정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찬회에서는 지지율 하락에 따른 위기감도 표출됐다. 김정재 정책위의장은 “국민의힘은 이미 텅텅 비어버린 상황이다. 민심이 다 떠나가버렸다”며 “지역에 가면 두렵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교묘하고 여우 같은 포퓰리즘에 능숙한 민주당을 상대하기에 우리가 역부족인 부분이 많다”며 “우리 당이 정책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따라 투쟁 참여도를 수치화해 당무에 반영할 방침이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원내행정국에서는 본회의와 의원총회, 상임위 출·재석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무제한 토론이나 대정부질의에 참여하는 의원님들에 대해서도 반드시 기록을 남겨 어떤 경우든 배려를 받을 수 있도록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쟁 기여도는 향후 공천 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 지도부 인사는 “(공천을 포함해) 당무에 반영될 수 있다”며 “참여에 소극적인 의원들도 있지만, 기여하는 의원들에게는 반드시 이익을 줘야 한다는 데 송언석 원내대표와 장 대표 모두 뜻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에도 ‘싸우지 않는 자는 배지를 떼라’는 기조를 내세우며 투쟁 기여도를 공천에 반영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거대 여당을 상대로 협상력과 투쟁력을 높이기 위한 인선도 발표됐다. 5선 의원이자 원내대표 출신인 나경원 의원이 법사위 야당 간사를 맡게 된 것이다. 나 의원은 “민주당의 입법 독주의 핵심은 대한민국의 모든 시스템과 국가 체계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이라며 “추미애의 일방적인 폭주를 막아내고 한 분의 국민이라도 설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연찬회에서는 장동혁 지도부를 향한 쓴소리도 나왔다. 특강에 나선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지적하며 “최근 극우지수를 측정했는데, 민주당 지지자들은 4.5를,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6.0을 받았다. 평균보다 상당히 높다”며 “따라서 장동혁 신임 대표는 지지층을 배반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좁히지 않으면 수도권 선거는 불가능하다”며 “가치 지향이 다른 수도권 보수와 영남 보수를 분리하는 투트랙 전략도 가능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