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訪中… 다자무대 첫 등장
저격수들 격려하는 김정은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직속 특수작전 훈련기지를 방문해 저격수 분대 등의 훈련을 점검하는 모습을 2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이날 중국 신화통신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다음 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김 위원장이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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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8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서기 겸 국무위원장이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기념 행사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같은 날 김정은이 시진핑의 초청으로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곧 중국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브리핑에서 “중국과 북한은 산과 물이 이어진 이웃”이라며 “고난과 역경의 전쟁 시기에 중국과 북한의 인민은 서로 의지하며 일본 침략에 맞서 세계 반파시스트전쟁(2차 세계대전)과 인류 정의 사업 승리에 큰 공헌을 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은 북한과 함께 교류·협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며 “지역 내 평화·안정을 촉진하고 국제 공평·정의를 지키기 위해 긴밀히 협조하여 양국 전통적 우호의 새로운 장(章)을 써 내려가자”고 했다. 김정은이 마지막으로 중국을 찾은 것은 2019년 1월 7일로, 그의 방중은 6년 8개월 만이다.
중국 측 브리핑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 김정은 외에도 25명의 외국 국가 원수 및 최고 지도자가 열병식에 참석 예정이어서 김 위원장의 다자 외교 ‘데뷔’가 될 전망이다. 중국 측에 따르면 이번 전승절 행사에는 북한과 러시아 정상을 비롯해 베트남, 라오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몽골, 파키스탄, 네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벨라루스, 이란 등의 정상이 참석한다. 어린 시절 스위스 유학 경험이 있는 김정은이 열병식장에서 영어로 외국 정상들과 인사를 하고, 연쇄 회담을 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의 우원식 국회의장도 한국 대표로 참석하기로 해 김 위원장과의 조우가 예상된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 러시아와 하나의 블록으로 묶이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를 침공, ‘전범 국가’ 낙인이 찍힌 러시아, 그리고 핵 개발로 유엔의 제재를 받는 북한과 함께 엮이는 것이 전략적으로 불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중국 외교관들은 공공연하게 중국을 러시아와 북한과 함께 묶는 신냉전 구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2기 들어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결국 러시아와 북한과 연대를 강화해 미국에 맞설 수밖에 없다는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경희대 주재우 교수는 “시진핑은 북한,러시아와의 연대가 트럼프에게 몸값을 높일 기회라고 볼 것”이라며 “다음 달 베이징에서 북·중·러 3국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2023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한·미·일 3자 회담에 비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하원 외교안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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