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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비행기 1시간, 방탄열차 20시간...베이징 향하는 김정은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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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초 단둥 호텔 외국인 예약 제한
    신의주서 넘어오는 철로 노출 통제
    전용기 '참매 1호' 탈 수도


    한국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 8~9일 평안북도 의주군의 수해 현장을 재차 방문한 조선중앙통신 사진에서, 전용열차 내부에 최신형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 600 4MATIC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추정되는 차량이 포착됐다. 해당 차량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상위 플래그십 SUV로, 한국에서 올해 4월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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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이동 수단에도 관심이 쏠린다. 평양에서 북경까지 항공기를 이용할 경우 약 1시간 정도면 이동이 가능하지만 이번에도 20시간 정도 걸리는 ‘방탄열차’를 이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9일 외교소식통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단둥의 중리안 인터내셔널 호텔은 외국인의 객실 예약을 받지 않는 등 북한 신의주와 접경지 호텔들의 보안 수위를 높였다. 실제 각종 호텔 예약 사이트에선, 9월 첫 주 외국인의 숙박 예약 제한 공지가 이뤄지고 있다. 이곳 호텔은 두 나라를 연결하는 다리인 ‘북·중 우의교’가 보이는 곳으로, 김 위원장이 수행원들과 ‘1호 열차’를 타고 베이징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 사실상 김 위원장 동선 노출 차단을 위한 조치로 여겨진다.

    앞서 김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 2018∼2019년 1~4차 방중 때 두 차례(1, 4차)는 ‘1호 열차’를, 두 차례(2, 3차)는 항공기 ‘참매 1호’를 이용했다. 다소 촉박한 일정일 경우 평양을 출발해 베이징까지 닿는 데 한 시간가량 걸리는 항공기를 이용하되,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가급적 열차 이동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열차는 방탄 소재로 제작된 데다 경호 매뉴얼이 탄탄한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북한 철도망은 노후화가 심각해 평균시속 50㎞ 정도로 느리게 이동할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평양에서 베이징까지 약 20시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번에도 열차를 이용한다면 느린 속도를 감안해 열병식 2∼3일 전 평양을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

    1970년대 제작된 참매 1호는 노후화가 상당 부분 진행돼 자주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비행기는 옛 소련 시절 생산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김정은이 ‘선대의 길’을 따라갔다며 노정에 대한 스토리를 풀어내는 경우가 많은 데다, 참매 1호가 낡아 항공사고 및 테러 위협 등을 고려해 열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고 했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는 중국국제항공 소속 보잉747기를 대여해 사용하기도 했다.

    물론 항공 이동 가능성도 아직 충분히 열려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노후화됐다고 해도 참매 1호의 안전성 관리는 충분히 해 왔을 것”이라며 “여러 정상이 모이는 행사인 만큼, 의전 용이성 등을 고려해 항공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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