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부진은 미국 경제를 떠받쳐온 소비자들의 지출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악재지만 향후 금리 인하 기대를 높인다는 점에서는 호재다.
하지만 미국 증시의 강력한 랠리가 탄탄한 경제 펀더멘털에 근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노동시장 약화는 금리 인하가 다소 늦었다는 진단과 함께 부정적인 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증시 주간 일정_0829/그래픽=김현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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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증가폭, 두달째 7만명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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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일 발표되는 지난 8월 고용지표는 경제 성장세를 우려할 만큼 노동시장 하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아니면 소비자들이 버틸 수 있는 수준에서 충분히 대처 가능한지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비농업 부문의 고용 증가폭이 7만3000명으로 급격히 둔화되자 "조작된 숫자"라고 분노하며 고용지표를 담당하는 책임자인 노동통계국장을 해고했다.
하지만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8월 고용 증가폭 역시 7만5000명으로 지난 7월과 큰 차이가 없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자수가 월간 10만명도 늘지 않으면서 지난 8월 실업률도 전월 4.2%에서 4.3%로 올라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4.1%에 비해 두 달 연속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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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약화 본격화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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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벨리 그로스 이노베이터스 ETF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존 벨튼은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주 공개되는 고용지표를 통해 "지금 노동시장이 '적게 고용하고 적게 해고하는' 일종의 정체된 상태인지, 아니면 실질적인 약화가 진행되고 있는지 좀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노동시장은 약화되기 시작하면 급격히 더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지난 8월22일 잭슨홀 연설에서 "노동시장이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이는 공급과 수요 모두 뚜렷하게 둔화한 결과에 따른 특이한 균형"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시장과 관련해 오는 3일 공개되는 지난 7월 구인 규모와 오는 4일 나오는 8월 ADP의 민간 고용도 주목할 만하다. 구인 규모는 미국 경제의 노동력 수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노동시장의 활력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ADP의 민간 고용은 노동통계국이 발표하는 고용지표에 앞서 급격한 둔화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노동시장의 약화 추세를 먼저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8월28일 연설에서 ADP가 집계만 하고 발표하지는 않는 주간 민간 고용 데이터가 계속 악화돼 왔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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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런 연준 이사 지명자 인준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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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월가의 시선이 집중될 또 다른 이벤트는 오는 4일로 예정된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인준 청문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초 자진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연준 이사의 후임으로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명했다. 연준 이사는 대통령의 지명에 이어 상원 인준을 거쳐 임명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마이런 이사 지명자를 참석시키기 위해 인준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마이런 지명자의 상원 인준 청문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고 쿡 이사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상황에서 이뤄진다.
이 소송과 관련해 지난 8월29일에 열린 첫 법원 심리에서 판사는 양측에 오는 2일까지 추가 증거 제출을 요구했고 쿡 이사가 소송과 함께 제기한 소송 중 이사직 유지 신청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채권 및 주식시장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쿡 이사 해임에 대해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조치로 잠재적으로 큰 리스크 요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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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마·브로드컴 실적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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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불법이라는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당장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연방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의 기간을 고려해 오는 10월14일까지 상호관세 무효화 판결의 효력을 정지시켰기 때문이다.
이번주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으로는 오는 3일 장 마감 후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세일즈포스와 C3.ai, 디자인 소프트웨어 회사인 피그마, 서버회사인 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 연결용 반도체 회사인 크레도 테크놀로지 등이 있다.
이어 4일 장 마감 후에는 맞춤형 AI(인공지능) 칩 제조회사인 브로드컴과 스포츠웨어 회사인 룰루레몬이 실적을 내놓는다.
이외에 주목해야 할 경제지표로는 오는 2일과 4일에 각각 나오는 8월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지수와 서비스업 지수, 3일 공개되는 연준의 경기 진단 보고서인 베이지북 등이 있다.
이번주는 1일이 노동절로 휴장하기 때문에 증시 거래가 4일로 단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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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은 증시 수익률 저조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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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증시는 지난 8월28일 S&P500지수가 6500을 넘어서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상승했지만 8월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기술주 위주로 미끄러지며 지난 한 주를 하락 마감했다. 지난주 S&P500지수는 0.1%,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2% 약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 수익률이 가장 부진한 9월을 앞두고 차익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 주식 트레이더 연감에 따르면 1950년 이후 S&P500지수는 9월에 평균 0.7% 하락했다. 지난 5년간은 S&P500지수의 9월 평균 하락률이 4.2%로 특히 저조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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