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7 (수)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美, 내년 中 ESS에 58.4% 관세… 생산능력 키우는 K배터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이 중국산 에너지 저장 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용 배터리에 부과하는 관세가 올해 40.9%에서 내년에 58.4%로 증가한다. 중국이 미국 ESS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업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한국 배터리 업체는 미국 ESS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對中) ESS 배터리 관세는 내년에 58.4%가 된다. 기본 수입 관세(3.4%), 상호 관세(10%), 펜타닐 관련 보복 관세(20%)는 동일하게 유지되지만,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가 7.5%에서 25%로 상향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이 외국 정부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문제 삼아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조선비즈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애리조나주 리튬인산철(LFP) 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생산 공장 조감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산 ESS용 배터리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 중국산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은 사실상 사라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미국에 공급되는 중국산 리튬인산철(LFP·Lithium Iron Phosphate) 배터리 셀당 가격이 지난해 킬로와트시(㎾h)당 약 73달러에서 내년에 약 87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배터리 업체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셀 가격이 약 85~90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거의 없어진다.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연구 회사인 로모션에 따르면 중국 ESS용 배터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4년 기준 80% 이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 시행으로 2026년부터 ESS용 배터리에 대해 투자세액공제(ITC)와 첨단세액공제(AMPC)를 받기 위해선 중국을 포함한 ‘우려 외국 기업’으로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지원을 받으면 안 된다는 조건이 붙은 것도 한국 배터리 업체에는 기회다.

    내년부터 ITC를 받기 위해선 우려 외국 기업이 제공한 부품이 제조 원가의 45%를 넘으면 안 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현지의 ESS 프로젝트 사업자들이 미국 정부 정책에 따라 중국 이외의 기업에서 배터리를 공급받길 원하고 있다. 그 대안은 한국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미국 ESS 시장 공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부터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에 돌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미국 ESS 수주 잔액이 50GWh를 상회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ESS 배터리 생산 용량을 올해 17GWh에서 내년에는 30GWh로 늘릴 예정이다.

    삼성SDI는 올해 말부터 ESS용 삼원계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다. 내년 하반기에는 ESS용 LFP 배터리 생산 설비를 추가로 확충할 예정이다. 아직 ESS 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SK온은 연내에 수주 성과를 내려고 서두르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여러 ESS 기업과 배터리 공급을 논의 중으로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이달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RE+2025’에서 ESS용 배터리 신제품을 공개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강점을 갖고 있던 파우치형·원통형보다 저렴한 각형 LFP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SDI는 LFP 배터리를 ESS에 처음 도입한 배터리를 선보인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미국 ESS용 시장을 확보하면 한국 배터리 3사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통상 전기차 배터리는 납품을 하면 끝이지만, ESS는 계약 후 1년 내 납품하고 관리까지 하는 방식으로 계약해 단가가 더 높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ESS용 시장은 배터리 3사가 공략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정미하 기자(viva@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