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9.01.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 |
금융감독원이 보험사 회계처리를 국제회계기준(IFRS)에 맞춰 정상화하겠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16개 보험사가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삼성생명을 제외하면 규모가 크지 않아 사실상 삼성생명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일 보험사 CEO들과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생명의 회계처리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된 현안이며 내부적으로 업계 관행, 과거 지침, IFRS까지 모두 검토해 왔다"며 "더 이상 시간 끌거나 임시 봉합하지 않고 이번 기회에 원칙에 충실하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회계기준에 맞춰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정리 중"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의 핵심은 이른바 '일탈회계'다. 일탈회계란 IFRS17 도입을 앞두고 감독당국이 예외적으로 허용한 회계 처리 방식으로, 국제 기준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금감원은 2022년 말 삼성생명의 질의에 대해 계약자지분조정 항목을 기존처럼 보험부채로 표시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이번에 금감원이 '정상화' 방침을 밝히면서 이 항목을 원칙대로 자본으로 돌릴지, 아니면 계속 부채로 둘지가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계약자지분조정은 유배당 보험에서 발생한 이익 가운데 장래에 계약자에게 배분해야 할 몫을 회계에 반영한 항목이다. 국제회계기준에서는 계약자에게 지급할 의무가 확정돼 있으면 부채, 배분 여부를 회사가 결정할 수 있으면 자본으로 인식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분류 기준이 바뀌면 보험사의 재무구조와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삼성생명은 그동안 돌려줄 돈이 아닌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기준이 달라지면 모두 자본으로 인식해야 한다.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계약자지분조정 금액은 8조9358억원에 달해 업계에서 단연 가장 크다. 뒤를 잇는 교보생명도 829억원 수준에 불과해 격차가 뚜렷하다.
삼성생명은 원칙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관계자는 "계약자지분조정은 한국 회계기준에만 있는 특수 항목으로, 만약 이를 자본으로 돌리게 되면 주주와 계약자 사이에서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며 "보험부채로 된다면 보험사의 지급 의무가 커져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삼성전자 지분 매각 같은 시나리오까지 마련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감독 당국이 명확한 규정을 정해주면 그에 맞춰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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